머리 다친 응급환자에 “뚝배기 어디갔어”... 병원 측 사과
경남 창원의 한 종합병원에서 응급실 의료진이 머리를 다친 환자를 ‘뚝배기’라며 부적절하게 지칭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자 해당 병원은 사과문을 발표하며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경남도민일보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7일 오후 10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A병원에서 발생했다. 자전거를 타다 머리 부상을 입은 아이의 부모는 A병원에 응급환자 신청을 했는데, 대기 시간이 2시간 이상이라고 안내를 받고 다른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응급실 의료진은 다른 환자와 보호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머리를 다친 환자를 ‘뚝배기’라고 지칭했다고 한다. 의료진은 ‘뚝배기 어디 갔냐’, ‘뚝배기 안 온대?’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고 한다.
다른 병원으로 이동한 환자 측은 이 대화를 직접 듣지 못했지만, 다른 환자 가족이 이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글쓴이는 “소곤소곤 이야기한 게 아니라 큰소리로 환자들이랑 보호자들이 다 들리는 수준으로 이야기했다”며 “응급실은 말 그대로 응급상황이고 다 심각한 상황인데 큰소리로 사담 나누며 장난치고 ‘뚝배기’라는 단어를 남발하면서 쓰는 게 정상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병원 측은 지난 8일 병원 홈페이지에 재단 이사장 명의로 사과문을 올렸다. 병원 측은 “현재 지역 내 커뮤니티 등에 게시된 글 내용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본원 응급실 직원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상처받은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병원을 찾아주신 모든 고객님들께 깊은 사과와 송구스러운 마음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직원 교육과 내부 관리에 있어 많은 부분이 부족했음을 통감하고 △직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 △전 직원 대상의 재교육 실시 △병원 내 윤리 기준과 행동지침 강화를 즉각적으로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는 해당 게시글과 병원 측 사과문이 모두 삭제된 상태다.
병원 측은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8일 보호자를 만나 직접 사과를 드렸고, 보호자께서 사과를 받아주셨다”며 “어린 환자에게도 2차 가해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 그 점을 우려해 온라인 커뮤니티 글과 사과문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해당 의료진에게 경위서를 받아 이를 토대로 처분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직원의 실수를 빠르게 인지하고 조치를 취했지만, 잘못된 언어 선택으로 물의를 일으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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