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스포티파이' 개발자의 취업기 "성장하려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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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가 아니에요. 오래전부터 울타리 밖으로 나가고 싶다고 생각했죠. 거기 더 많은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개발자 김나헌(36)씨는 개발자들의 로망인 해외 취업의 꿈을 이뤘다.
6년 전 한국이라는 안전지대를 벗어나 해외 취업 시장의 문을 두드렸고 같은 해에 스포티파이에 입사해 스웨덴 본사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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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직장인이 만든 커리어 로드맵
"도전 앞둔 누군가와 경험 나누고파"
"한국이 싫어서가 아니에요. 오래전부터 울타리 밖으로 나가고 싶다고 생각했죠. 거기 더 많은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개발자 김나헌(36)씨는 개발자들의 로망인 해외 취업의 꿈을 이뤘다. 6년 전 한국이라는 안전지대를 벗어나 해외 취업 시장의 문을 두드렸고 같은 해에 스포티파이에 입사해 스웨덴 본사에서 일하고 있다. 90여 개 국적을 가진 2,000여 명의 직원들 중 유일한 한국인 여성 개발자다. 책 '매일을 나아가는 법'으로 경험담을 공유한 김씨는 한국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도전 앞에서 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라며 "매일 실패와 성공을 '밀당'하면서 잘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보고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라도 더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찾았죠"
김씨는 10년 전 플랫폼기업 '네이버'에 입사하면서 직장인이 됐다. 흔히 입사 수년 차를 맞아 업무 매너리즘에 빠질 때쯤 이직을 생각하게 되지만 김씨는 달랐다. "운 좋게 대기업에 입사했는데 가장 많이 성장하고 재밌게 일하던 2년 차 때쯤 해외 이직을 결심했어요. 무엇보다 일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음 스텝으로 글로벌 기업을 생각하게 된 거죠." 그로부터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돌아올 날을 기약하지 않고 스웨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평범한 생애주기 사이클을 벗어난다는 불안감, 남은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떨치고 김씨가 한국을 떠난 이유는 "한국이 싫다"거나 "외국에서 살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일에서 1%라도 더 성장하고 싶었다"는 그에게 더 많은 기회가 있는 해외 리그가 매력적이었을 뿐. 그는 "한국의 특정 상황이 싫어서 무조건 해외에서 살길을 찾고 싶다는 분들도 있지만, 거주지를 바꾼다고 해서 삶의 문제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내가 삶에서 우선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그것이 해외에서도 이룰 수 있는 선택지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선택이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서 쌓은 경험치, 해외 취업에 플러스"
책에는 10년 차 개발자의 직무 이야기부터 언어능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 이방인으로 살면서 겪은 일상 등 김씨가 커리어 로드맵을 그려온 과정이 담겼다. 글로벌 커리어를 확장하고 싶은 이라면 솔깃해질 이야기들이다. 책에 "'제로'에서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누구나 다 할 수 있다고 무작정 희망을 주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인 것 같다"고 적은 김씨는 해외 기업 입사를 꿈꾸는 취준생을 위한 실질적인 팁으로 '경력 입사'를 권했다. 국내 기업에서 개발자로 겪었던 크고 작은 도전과 실패가 글로벌 기업 입사 기회를 열어 준 결정적인 요소가 됐다는 설명과 함께. "해외 취업을 위해선 그 나라에 사는 인재와 비교해 내가 어떤 강점과 능력이 있는지 증명해야 해요. 경력은 가장 좋은 포트폴리오잖아요. 국내에서 쌓은 경험치는 설명하기에 따라 해외 기업 면접장에서 훨씬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요. 자신만의 관점을 갖고 일해왔다면 지금 속한 회사의 이름이나 규모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너무 막막하게 생각하지 말고 지금 하는 일이 미래의 기회를 만든다고 생각했으면 합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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