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범람했는데 몸 마비된 주민... 소방관의 ‘고무통’ 구조
전북 완주군에 밤사이 내린 폭우로 하천이 넘쳐 20명 가까운 주민들이 고립됐다. 다행히 이들은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는데, 소방관들은 이 과정에서 번뜩이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했다.
10일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12분부터 완주군 운주면 일대에서 “하천이 범람했다” “집이 떠내려간다” 등의 신고가 30여건 이상 접수됐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장성천이 범람해 주민 18명이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갇혔다는 내용이었다.
주민 대부분은 음식점이나 펜션 옥상 등에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렸다.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원들은 도움을 요청하는 외침이 있는 곳마다 달려가 순차적으로 주민들을 구조했다. 물이 가슴 높이까지 차오른 상황에서도 주민들은 구조대원의 안내에 따라 침착하게 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러던 중 구조대원들은 거동이 불편한 주민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한쪽 몸을 움직일 수 없는 ‘편마비’ 증상이 있어 자력으로 이동하는 게 불가능했다.
구조 방법을 고민하던 대원들은 주변을 살피다가 논에서 붉은색 고무통을 발견했다. 사람 한 명이 온전히 들어갈 수 있는 크기임을 확인한 대원들은 A씨를 이 통에 태웠다. 구조대원들은 A씨가 탄 고무통이 뒤집어지지 않도록 양쪽에서 밀고 끌며 조심스럽게 거센 물살을 빠져나왔다.
이날 구조작업은 최초 신고 약 3시간 만인 오전 7시 17분쯤 마무리됐다. 대피한 주민들은 인근 행정복지센터와 파출소, 교회 등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건강 상태는 모두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날 새벽 충청권과 전라권에 기습 폭우가 쏟아져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군산 어청도에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은 시간당 146㎜의 폭우가 쏟아졌고, 대전과 충남에도 시간당 최대 111.5㎜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11시 10분을 기준으로 전국의 호우주의보는 모두 해제됐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6시부터 밤까지 수도권과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 등에 산발적으로 가끔 비가 온다고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5~20㎜, 충청권 5~30㎜, 전라권 5~40㎜, 경상권 5~60㎜, 제주도 20~8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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