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인재 잡아라”… 건설사들, 출산‧육아 임직원 복지 강화

박지윤 기자 2024. 7. 1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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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합계출산률 0.72명, 올해 0.6명대 예상
건설업계 올 1분기 3.4만명 일손 부족
부영, 직원 자녀 1명당 1억 지원… 신입‧경력 지원자 5배↑

건설사들이 저출산에 대응하고 청년층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임직원들에게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다.

9일 부영그룹, 호반건설, 포스코이앤씨, 삼성물산 등 국내 건설사들이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임신, 출산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연간 합계 출산률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지난해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전국 합계 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갱신했다.

지난 6월 19일 인천 미추홀구 아인병원에 마련된 신생아실에서 한 아이가 아기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건설업계도 현장 근로 인력 부족 현상이 극심한 상태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올 1분기 건설업계 일손 부족 인력은 약 3만4000명을 기록했다.

건설기능인 평균 연령도 50대를 넘어섰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조사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건설기능인 평균 연령은 51.1세다. 연령별로 보면 40대 이상 건설기능인력 비중이 80.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20대와 30대는 각각 6.0%, 11.3%에 그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최근 5년간 청년층이 학업을 마친 후 취업한 산업군 가운데 건설업 비중은 5% 미만에 불과했다.

저출산 고령화를 타개하기 위해 가장 파격적인 제도를 시행한 건설사는 부영그룹이다. 부영그룹은 지난 2월 직원들에게 2021년 이후 태어난 자녀 1명당 현금 1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월 5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서울 중구 부영빌딩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다둥이 가족에게 출산장려금을 증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영그룹은 지난달 10~16일 올해 경력·신입사원 공개 모집 서류 접수 결과 마지막으로 공개채용을 실시한 지난 2017년 대비 지원자 수가 5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경력사원 모집에서도 2030세대 지원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등 임직원 출산장려금 정책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다고 부영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부영그룹은 셋째까지 출산한 임직원 가정에는 국가에서 토지를 제공할 경우 임차인의 조세부담이 없고 유지보수 책임이 없는 국민주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호반건설도 최근 가족 친화 복리후생제도를 통해 결혼, 임신, 육아로 이어지는 생애 주기에 맞춰 다양한 지원 제도 확대에 나섰다. 결혼하는 직원에게는 100만원의 결혼 축하금을 지급하고 출산을 원하는 난임 부부에게는 난임 시술비를 최대 390만원까지 지원한다. 국내 리조트에서 2박 3일의 태교 여행 패키지도 제공된다.

출산 축하금은 첫째 자녀에게 500만원, 둘째 자녀에게 1000만원, 셋째 이상 자녀에게는 2000만원을 지급한다. 아빠의 적극적인 육아 참여를 위한 ‘든든 아빠 휴가’는 20일로 최대 3회로 나누어 사용할 수 있다. 육아 휴직 기간은 한 명당 최대 2년으로 늘렸다. 양육지원금은 만 2~3세 자녀에게 월 20만원씩, 만 4~6세 자녀에게는 월 10만원씩, 초등학교 입학 전 자녀에게 최대 840만원까지 지원한다.

DL이앤씨는 여성가족부가 주최하는 가족친화인증기업으로 구성원의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모성보호 대상자에게는 건강한 출산과 육아를 장려할 수 있는 생애주기별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사옥 내 ‘한숲어린이집’을 운영해 만 1세반, 만 2세반, 만 3세반 등 연령별로 안정적인 양육이 가능한 업무 환경도 마련했다.

출산 후 1년까지 모성보호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출산 축하금으로는 첫째와 둘째를 출산한 임직원의 경우 각 30만원을 지급한다. 정부 출산장려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셋째 이상의 다자녀 출산 직원에는 300만원 지원한다. 자녀 학자금으로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학자금을 제공하고 대학교의 경우 수업료 및 기성회비를 전액 지급한다. 가족의 질병, 사고, 노령, 자녀 양육 등의 목적으로 긴급하게 가족 돌봄이 필요한 경우 휴직과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가족돌봄휴가와 휴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4월 포스코 광양제철소 선강부문 임원과 다자녀 남성 직원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저출산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로기준법’과 ‘남녀 고용 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임신기부터 육아기까지 단계별로 다양한 출산장려 제도를 지원하고 있다.

임신기에는 근로시간 단축, 난임치료 휴가, 난임치료비 지원을 통해 임신을 독려한다. 출산기에는 당사자는 물론 배우자까지도 출산휴가를 지원하고 첫째 자녀 출산시 100만원, 둘째 자녀 이상부터 500만원의 출산 축하금을 제공한다.

출산에만 그치지 않고 육아기에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유연근무제, 재택근무제를 통해 일과 육아 양립을 지원한다. 특히 다자녀(3, 4자녀 이상) 직원에게 학자금 지원을 각각 1억2000만원, 1억6000만원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육아휴직, 배우자 출산휴가 및 본인 출산전후휴가, 태아검진휴가, 난임휴가, 축하금 지급 등을 시행하고 있다.

기존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운영기간을 법정기준보다 확대 운영해 임직원 편의를 제고했다. 자녀 1명당 육아휴직 2년을 사용할 수 있고 법적 기준에 따라 최초 1년간은 유급 육아휴직을 제공하고 있다. 육아휴직 대상자를 법적 기준인 만 8세가 아닌 만 12세 이하 자녀가 있을 경우까지 확대 적용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난임으로 힘들어하는 임직원을 위해 난임치료휴가와 배우자 유·사산 휴가 등을 법적 기준 이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본인 및 배우자 출산 시(입양포함) 출산 유급 휴가를 15일(다태아 경우 20일) 사용할 수 있다. 출산 축하금은 1명 30만원, 2명 50만원, 3명 이상 100만원을 지급한다.

난임 치료비로 연간 100만원 한도 내 실비로 지원 가능하고 심장병 자녀 수술비로 본인 부담분 금액의 70%까지 지원 해주는 등 의료비도 지원한다. 임신기에는 1일 2시간까지 단축하고 육아기에는 1일 4시간까지 단축하는 근로시간단축 제도도 운영 중이다. 사옥에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1년간 240만원 한도로 유치원 교육비를 지급한다. 중학교‧고등학교 학자금은 300만원 한도 내 실비로 지원하고, 대학교는 전액 실비 지원한다.

롯데건설은 건설업계 최초로 남성 임직원 육아휴직 1개월 의무 사용 제도를 시행했다. 법정 기한 1년인 여성 임직원 육아휴직 역시 최대 2년까지 쓸 수 있다. 아기소망휴직(난임휴직)은 1회 3개월(최대 2회 가능), 가족 돌봄 휴직 시에는 통상임금의 70%를 지급(법정 연간 최대 90일, 무급)한다.

출산 시 축하금과 함께 기저귀, 분유 등 다양한 출산 격려물품을 지급한다. 임신과 출산 산후기 치료 실손보험 지원과 셋째 출산시 카니발 차량을 2년간 무상으로 렌트해준다. 모성보호 제도로는 보건휴가 월 1일 유급휴가(법정 무급휴가)를 실시한다. 임신 및 출산 근로자 연장, 야간, 휴일 근로 제한 및 하루 2시간 단축 근무 제도를 운영한다. 배우자 출산휴가(10일), 난임 치료휴가(3일, 치료비 지원)도 사용 가능하다. 이밖에도 직장 내 어린이집 운영,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학비를 지원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 현장 근로 인력 연령이 계속 높아지고 있고 출산률도 떨어지는데 청년층은 건설 현장 취업을 기피하고 있는 추세”라며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국내 유능한 젊은 인력을 건설 기술직으로 많이 데려오기 위해 건설사들이 출산, 육아와 관련한 다양한 복지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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