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이종호란 사람 알지도 못해"... 구명로비 의혹 전면 부인

정준기 2024. 7. 1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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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자신에 대한 '구명로비설'에 대해 △당시 해병대 수사단의 결재 시점 △로비 의혹 당사자와의 관계 등을 감안했을 때 "로비가 불가능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B씨와 이 전 대표는 이 전 장관 결재 번복 전까지 결재 내용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임성근을 위해 로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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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표명 민간인에 말한 적도 없어"
구명로비 '당시 시점상 불가능' 입장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채상병 특별검사법' 입법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자신에 대한 '구명로비설'에 대해 △당시 해병대 수사단의 결재 시점 △로비 의혹 당사자와의 관계 등을 감안했을 때 "로비가 불가능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부인이 군 내부 결재의 번복 과정을 알 리 없고, 자신은 로비 의혹 당사자와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임성근 구명 의혹 녹취록

임 전 사단장은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개설한 카페에 자신에 대한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한 입장문을 게시했다. 임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은 통화 녹취의 형태로 나왔는데, 공익제보자 A씨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공범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간 통화다. 공개된 통화는 지난해 8월 9일과 올해 3월 4일 두 차례다.

지난해 8월 9일 통화에서 A씨가 "(임성근) 사단장 난리났더라"라고 말하자, 이 전 대표는 "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B가 전화가 왔다"며 "'절대 사표 내지 마라, VIP에게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올해 3월 4일엔 이 전 대표가 A씨에게 "쓸 데 없이 내가 개입돼서, 사표 낸다 그럴 때 내라 그럴 걸"이라고 말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전 대표, A씨, 청와대 경호처 출신인 B씨는 같은 해병대 출신으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고,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혐의 1심 재판에선 김 여사와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라는 취지로 증언하기도 했다. 그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2023년 7월 31일의 상황

임성근의 해명

이에 대해 임 전 사단장은 시점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누군가에 의해 구명로비가 있었다면 늦어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수사단 보고서) 결재를 번복한 지난해 7월 31일 전에 이뤄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7월 28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그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보고서 결재가 번복된 건 같은 해 7월 31일이다. 결국 7월 28일에서 31일 사이에 이 전 대표가 사임 사실을 알고 로비를 했어야 한다는 얘기인데, 그가 군 내부의 결재 및 번복 과정을 알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가 구명로비를 언급한 건 이미 결재가 번복된 후다.

특히 임 전 사단장은 그해 7월 19일부터 8월 31일까지 B씨에게 전화를 건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연락을 받은 적은 있지만 "8월 2일 이후 '언론을 통해 사의 표명을 들었다, 건강 잘 챙겨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듯한데, 수령 일시와 정확한 내용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 "통화한 기억은 없으나 A씨 통화내역을 확인하면 명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로비를 했다고 주장하는 이 전 대표와는 단 한 번도 통화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사의 표명 전후 어떤 민간인에게도 그 사실을 말한 적이 없다"고도 덧붙였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임 전 사단장은 "B씨가 사의 표명 사실을 알았다면 아마 언론을 통해 알았을 것인데 이는 사의 표명 사실이 언론에 최초 보도된 8월 2일경부터 (이 전 대표와 A씨가 통화한) 8월 9일 사이가 될 것"이라고 추론했다. 이어 "B씨와 이 전 대표는 이 전 장관 결재 번복 전까지 결재 내용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임성근을 위해 로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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