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쯔강 유출량 급증에 제주가 긴장한 이유…“저염분수 유입 우려”
어장 피해 우려…예찰 강화키로
중국 양쯔강의 유출량이 평년보다 갑절 이상 증가하면서 제주 연안으로 고수온 저염분수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고수온 저염분수는 연안 어장에 큰 피해를 주는 만큼 제주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은 지난 7일 중국 양쯔강 하구의 유출량을 모니터링한 결과 초당 7만2000t 이상을 쏟아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평년 유출량인 초당 4만7000t보다 53% 증가한 수치다.
양쯔강의 유출량이 배 이상 늘어난 것은 중국 남부 지방의 집중호우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중국 양쯔강의 막대한 양의 담수가 바닷물과 섞이면서 만들어진 고수온 저염분수가 해류와 바람에 의해 제주 연안으로 유입되는 경우다.
저염분수가 제주 연안으로 유입되면 마을어장 내 전복, 소라 등과 같은 정착성 저서생물의 삼투압 조절 능력에 악영향을 줘 폐사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저염분수는 염분농도가 정상 농도보다 낮은 물덩어리인 만큼 표층을 떠다니면서 많은 양의 햇빛을 흡수해 고수온을 형성함으로써 어장 내 피해를 더욱 키운다.
실제 지난 1996년 대정, 한경지역 마을어장에 고수온 저염분수가 유입돼 60억원 상당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2016년 8월에도 저염분수 덩어리가 제주 연안으로 유입돼 소라 등 일부 어장의 수산생물이 폐사했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4일 남서부 해역 60~80㎞ 지점의 염분농도가 저염분수에 가까운 수준(27~28psu)으로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고수온·저염분수는 바닷물 염도가 26psu 이하로 떨어지고 온도는 섭씨 28℃ 이상을 유지하는 물덩어리를 말한다.
제주도는 어업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 감시체계를 강화한다. 지난달부터 남서부 해역에서 지점별로 월 1회 실시했던 수온·염분 관측·예찰조사 간격을 이번주부터 당겨 실시한다. 제주도는 고수온·저염분수가 제주 연안 약 30마일(약 48㎞) 이내에 유입되면 2주 간격으로, 10마일(약 16㎞) 이내 유입되면 매주 예찰조사를 실시해 유관기관과 어업인에게 관측정보를 제공한다.
고수온·저염분수 이동경로를 예측하는 해양예측모델도 운영 중이다. 예측정보는 해양수산연구원 누리집을 통해 제공된다.
현재민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장은 “제주 마을어장 인근의 수온, 염분을 실시간으로 관측하기 위해 제주 서남방 해역에 해양관측부이를 운영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고수온·저염분수 유입에 대한 사전 감시와 신속한 정보 전파를 통해 어업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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