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동 새아파트를 4억에?”...신혼부부면 가능하다는데 무슨 일

서울시, 저출생 대책 발표
올림픽파크포레온 300가구
이달 23일 신청받아 12월 입주
출산땐 평형 넓혀 20년 거주
두자녀 이상 출산한 부부는
시세 80~90%에 분양 전환
하반기 광진·송파서도 공급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전경. [이승환 기자]

서울시가 저출생 대책 일환으로 시세의 절반 가격에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신혼부부 전용 임대주택 상품을 내놓았다. 1호 공급 대상으로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300가구를 공급하고 당첨 시 오는 12월부터 입주하게 된다. 특히 기존 임대면적 기준도 완화해 자녀가 없는 2인 가구는 전용 49㎡에, 유자녀는 전용 59㎡ 입주가 가능해 신혼부부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서울시는 장기전세주택Ⅱ(SHift2) 제1호로 전국 최대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 300가구를 공급해 오는 23일~24일 이틀간 입주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모집 가구 수는 전용 49㎡ 150가구, 전용 59㎡ 150가구 등 총 300가구다.

장기전세주택 II는 서울시가 저출산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파격적인 임대주택이다.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는 최장 10년, 자녀를 1명이라도 낳을 경우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신혼부부 전용 임대주택이다. 자녀를 2명 이상 낳을 경우 분양 전환도 가능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장기전세주택은 소득 기준을 완화하고 가점 제도도 개선하는 등 파격적인 기준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최장 20년 거주를 보장하는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약식 브리핑을 하는 모습. [한주형 기자]

장기전세주택Ⅱ는 공공주택 특별법상 정해진 세대원수별 면적 기준에 예외 적용을 받았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 법상으로는 세대원수 2명일 경우 25㎡ 초과~44㎡ 이하, 3명은 35㎡초과~50㎡ 이하에 입주할 수 있다. 하지만 지자체장 재량에 맡긴 이번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은 해당 기준을 초과한 평형에 입주가 가능해진 셈이다.

보증금액도 눈에 띈다. 서울시는 49㎡은 3억5250만원, 59㎡은 4억2375만원 등 시세 절반 수준으로 보증금을 산정했다.

대상은 혼인신고 한 날부터 7년 이내 신혼부부 또는 6개월 이내 혼인신고 예정인 예비신혼이다. 부부 모두 모집공고일 이내 5년간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 49㎡은 무자녀 신혼부부, 59㎡은 유자녀 신혼부부가 신청할 수 있다.

소득 조건도 대폭 완화했다. 전용면적 60㎡ 이하는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 120% 이하(맞벌이 가구 180%), 60㎡를 초과하는 경우엔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150% 이하(맞벌이 가구 200%)면 공공임대주택 신청이 가능하다. 이번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경우 전용 60㎡ 이하 주택만 공급돼 자녀가 없는 맞벌이 신혼부부 월평균소득 974만원 이하면 신청할 수 있다. 다만 고액자산 보유자의 입주를 막기 위해 ‘총자산’ 기준을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자산을 포함한 총자산이 6억5500만원 이하여야 장기전세주택 신청이 가능하다. 이혼을 하게 될 경우, 해당 계약기간(2년)이 지난 후 퇴거대상이 된다.

출산 가구에 대한 인센티브도 부여됐다. 무자녀 신혼부부는 최장 10년 거주가 가능하지만, 자녀를 한 명이라도 낳으면 10년 연장해 최장 20년 거주가 가능하다. 또 자녀를 낳아 세대원이 늘어날 경우 입주 10년차부터 더 넓은 평형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여기에 2자녀 이상 출산 가구는 분양 전환도 받을 수 있다. 분양전환은 20년 거주 이후부터 가능하다. 2자녀는 시세의 90%, 3자녀 이상은 시세 80% 수준으로 분양 전환해준다.

장기전세주택Ⅱ는 소득이 낮은 신혼부부(월평균소득 100%·부부합산 150%)에 전체 물량의 30%를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는 70%에 배정한다.

선정 방식은 서울시 거주기간(최대 5점)과 청약저축 납입 횟수(최대 5점) 등 두 가지만 고려한다. 서울시에 10년 이상 거주 시 5점, 주택청약종합저축 납입 회수 120회 이상이면 5점을 받을 수 있다. 높은 점수순으로 선정하고, 동점일 경우 추첨이 적용된다. 이번 장기전세주택 II는 소득기준 등 요건이 크게 완화된 만큼 10점 만점을 받아야 당첨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을 시작으로 8월 이후 광진구 자양1 롯데캐슬 이스트폴,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e편한세상 문정 등도 장기전세주택 II로 공급할 예정이다. 8월 공급 예정인 롯데캐플 이스트폴은 전용 79㎡, 82㎡ 공급도 나올 예정이다.

한편 지방자치단체들이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신혼부부 주거 지원에 적극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앞서 인천시도 지난 9일 저출생 대응 주거 정책으로 신혼부부에게 하루 임대료가 1000원인 ‘천원주택’을 연간 1000가구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시가 보유 또는 매입한 주택을 임대해주거나 지원자가 입주하고 싶은 주택을 선택하면 시가 집주인과 전세 계약한 뒤 임대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