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문자', '댓글팀' 의혹으로 옮겨붙나…野 "실체 밝혀라"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온 이른바 '김건희 문자' 논란이 결국 정부·여당 측 '댓글팀' 의혹으로까지 번져가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언급되 '댓글팀'이라는 표현과 관련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댓글팀 의혹은 민주주의를 뿌리째 흔드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권한대행은 10일 최고위원회 공개발언에서 "문자에서 등장한 '댓글팀 활용'이라는 대목은 정권 차원의 여론 조작 공작이 진행됐을 정황까지 시사하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정권이 문을 닫아 마땅한 최악의 국정농단, 국기문란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최고위 결과 브리핑에서 "(여당의) 비선 댓글 부대 의혹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김건희 여사 문자에서 드러난 당무개입 논란, 전대에서 벌어진 여러가지 댓글팀 운영 의혹 등은 사실이라면 국기문란"이라며 "비록 여당 행사인 전대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국민적 의혹이 커졌기에 의혹 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한동훈 전 위원장이 묵살, 이른바 '읽씹'했다는 논란이 있었던 김건희 전 대표의 문자메시지 중에는 김 전 대표가 '댓글팀'을 언급하는 내용이 있었다. '댓글팀을 가동해 한 전 위원장을 비판하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지난 1월 23일 한 전 위원장에게 "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너무도 놀랍고 참담했습니다. 함께 지금껏 생사를 가르는 여정을 겪어온 동지였는데 아주 조금 결이 안 맞는다 하여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의심을 드린 것조차 부끄럽습니다. 제가 모든걸 걸고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친윤계 인사지만 현재 국민의힘을 탈당한 상태인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해당 문자 공개 이후 '한 전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시절 사설 여론조성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즉 '김건희 댓글팀'과 '한동훈 댓글팀'에 대한 의혹이 각각 제기된 것이다.
장 전 최고위원은 지난 9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의 스피커로서 여러 요청을 받았었기 때문에 제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이라며 "한동훈 후보야말로 사실은 법무부 장관 할 때부터 여론관리를 해주고 우호적인 온라인 여론을 조성하는 팀이 별도로 있었다", "그걸 한 위원장이 얼마나 직접적으로 인지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분명한 팀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선 전날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김 전 대표의 문자메시지 내용에 대해 "댓글팀을 활용해온 건가"라며 "댓글팀을 운영했고, 정적을 공격하는 여론 공격이라면 국정농단"이라고 했다.
한민수 대변인도 이날 낸 별도 논평에서 "현 정권에서 '댓글팀'을 가동해 여론을 조작하고 국정을 농단했다면 이는 국민께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를 행한 것"며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가 언급한 댓글팀과 한동훈 당 대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운영했다는 사설 조직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국민 앞에 분명히 밝히고 해명하라"고 밝혔다.
그는 "여당 전당대회를 계기로 폭로된 당무개입 논란, 댓글팀 의혹은 민주주의를 뿌리째 흔드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국정원 댓글 조작 수사를 지휘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오히려 댓글부대 노하우를 배웠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한동훈 후보의 당권 경쟁자인 나경원 의원도 에둘러 비판에 가세했다. 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장 전 최고위원이 제기한 한 전 위원장 댓글팀 운용 의혹과 관련 "사실관계를 모르니까 조심스럽다"면서도 "만약 그런 것이 사실이라면 이런 부분은 상당한 국민적인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지 않나"라고 했다.
한 후보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의혹을 일축하고 있다. 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박정훈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당 의혹과 관련 "(장 전 최고위원의 말엔) 그냥 확신만 있었지 말의 텍스트 안에 근거는 없다. 그냥 자기가 듣기로 그랬다는 취지의 얘기를 하는 것"이라며 "이건 정말 황당한 얘기", "근거가 전혀 없다. 그냥 막 던지는 것"이라고 했다.
[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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