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취해 숟가락으로 여자친구를? 상상초월 범행 무기징역 아닌 30년형 선고 받은 이유는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7월 10일 (수요일)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최건희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이하 이원화) : 안녕하세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 이원화입니다.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최건희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최건희 변호사(이하 최건희) :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 파트너 변호사 최건희입니다. 반갑습니다.
◆ 이원화 : 사건 x파일에서 정말 극악무도한 사건들 많이 다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사건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더라고요. 어떤 사건이었죠?
◇ 최건희 : 2014년 마약에 취한 36살 남성이 이별을 통보하는 자신의 내연녀에게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가하고, 또 피해자의 얼굴을 흉기로 난도질하는 등 끔찍한 방법으로 살인 미수를 저지른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일반적인 살인미수 사건과는 다르게 가해 남성이 피해 여성에게 가한 폭력들이 너무나도 잔인해서 살인 미수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어지간한 살인죄보다 훨씬 센 형량의 판결을 받아서 유명한데요. 그 폭행의 방법 중에 일부만 말씀드리면 피해 여성의 안구를 흉기로 적출하거나 흔들거리는 이빨을 손으로 뽑아버리거나 흉기로 그 두피까지 피부를 벗겨내는 등의 방법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그런 살인미수 범행이었습니다.
◆ 이원화 : 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보여준 행태가 정말 실제 이랬다고 할 정도로 상상을 벗어나는 수준입니다. 아까 말씀하셨듯이 피해자의 이를 자기 손으로 뽑아버렸다 이런 얘기가 있는데 이게 진짜입니까?
◇ 최건희 : 예. 믿기지 않지만 실제입니다. 가해자는 그 나체 상태였던 피해 여성을 아파트 복도까지 끌고 나와서 얼굴을 처음으로 이렇게 처음에 집중적으로 구타했다고 해요.얼마나 많이 때렸으면 이가 흔들릴 지경까지 때렸다고 합니다. 이렇게 피해 여성의 치아가 흔들리자 가해 남성은 피해자의 치아를 손으로 뽑아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범행 현장이었던 아파트 복도에는 피해자의 혈흔이 낭자했다고 하네요.
◆ 이원화 : 당시 가해자가 제정신이었답니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 최건희 : 가해자와 피해 여성 모두 사건 발생 하루 전인 2014년 6월 7일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4시간에 걸쳐 무려 4회나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이는 평균 1시간마다 필로폰을 투약한 셈이어서요.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가해자는 범행 당시에 필로폰의 대량 투약으로 환각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이원화 : 피해 여성의 상태가 심각한 것 같은데 어떻게 됐습니까? 혹시 사망했나요?
◇ 최건희 ; 다행히 피해자는 쓰러진 지 1시간 만에 발견이 돼서요. 병원으로 이송이 됐고 16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고 나서야 겨우 목숨은 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쪽 눈을 잃어서 실명한 데다가 평생 두개골 일부를 드러낸 채 살아가야 하는 이런 후유증을 얻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그야말로 극악무도한 폭행 상황에서 겨우겨우 살아남았다는 사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정신적으로 그리고 신체적으로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고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서 너무 안타깝다는 말밖에 안 나오네요.
◇ 최건희 : 저도 이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그 가해자의 범행들이 영화에서 나오는 것보다 더 잔인하고 끔찍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라고요. 또 추가적으로 가해자의 범행으로 인해서 피해 여성이 쇼크 상태가 와 기절을 했는데요. 가해자는 이때 피해 여성이 죽은 줄 알고 자살 소동까지 벌였다고 합니다. 필로폰 투약으로 그렇게 환각 상태에 있던 가해자는요. 주민들을 향해서 살려달라고 외치고 복도 창문 밖으로 이렇게 뛰어내리려는 그런 자살 소동을 부리다가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고요. 덕분에 죽을 위기에 있던 피해자도 경찰에게서 발견이 돼서 겨우 이렇게 목숨을 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이원화 : 아니 근데 도대체 왜 그랬답니까? 마약에 취해서 환각이라도 본 건가요?
◇ 최건희 : 이날 가해자는 원래 유부남이었고요. 유흥업소에서 근무하던 이 피해 여성과 내연관계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아내로부터 불륜 사실을 들키게 되자 2014년 4월부터 피해 여성 집에서 동거를 이렇게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같이 동거하기 시작한 때부터 가해 남성은 피해 여성이 다른 남성과 바람을 핀다고 확신을 하면서 이렇게 의심을 계속하고 집착을 심하게 했다고 해요. 피해 여성은 절대 아니다 이렇게 강하게 결백을 주장하면서 다투게 된 것으로 보이고요. 그 과정 중에 피해 여성이 헤어지자 이렇게 결별을 요구하니까 폭행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이원화 : 이전에도 마약 관련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다면서요.
◇ 최건희 : 예 맞습니다. 유부남이었던 가해자는 폭력과 마약 범죄를 했던 전과자였는데 2011년에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었고요. 범행 당일은 집행유예 기간이 경과한 지 겨우 3개월이 지난 때였다고 하네요. 또 이 사건 범행 이전에도 피해 여성을 공격하기 전에 같이 거주했던 아파트 도시가스 밸브를 파손해서 다량의 가스를 누출시켰고요. 이로 인해 아파트 주민들이 긴급하게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 이원화 : 당연히 재판에 넘겨졌죠.
◇ 최건희 : 가해 남성은 1심 재판을 담당한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역대 최고형인 징역 3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 이원화 : 사실 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얼마나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는지 앞서 설명했고 그렇다고 본다면 30년형이라는 게 그렇게 중하게 생각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오히려 무기징역 받아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실 청취자분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 그런데 법이라는 게 감정과는 좀 다른 영역이잖아요. 변호사님도 잘 아시겠지만 이거 굉장히 중형 나온 거죠.
◇ 최건희 : 예 그렇습니다. 보통 살인미수 사건의 경우에는요. 일반적인 국민의 법 감정과는 다르게 형량이 통상 3년에서 5년 이하 많아야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범죄입니다.일례로 예를 들어보면 고시원 세입자가 최근에 월세 환불 문제로 주인 부부와 다툰 사례가 있었는데요. 이 피고인이 고시원 주인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공업용 커터칼로 고시원 주인 부부에게 목 부위를 여러 번 찌르고 이렇게 상해를 입힌 사안의 경우에도 가해자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것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에는 1심 재판부에서 가해자의 범행에 대해 그 범행의 흉포성과 잔인성이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너무나도 극악하다. 피해자의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가장 낮은 곳까지 떨어뜨렸다 이렇게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 범행이다라고 설명하면서 이 사건의 반가치성은 통상 중형이 선고되는 살인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살인 미수죄보다 훨씬 중한 형을 선고한다 이렇게 판단하면서 피고인에게 징역 30년형을 선고했습니다. 간만에 국민의 법 감정과 일치하는 판결을 내려서 속을 뻥 뚫리게 해주는 시원한 판결이었죠.
◆ 이원화 : 그런데 그 시원한 판결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항소했다면서요. 항소 사유는 뭐였나요? 설마 심신미약 이런 걸 주장했습니까?
◇ 최건희 : 예 맞습니다. 가해자는 뻔뻔하게도 범행 당시에 필로폰 과다 투약을 했으니 범행 일부가 기억나지도 않고 자기는 피해 여성을 이렇게 살인할 의도까지는 없었다. 자기는 정신착란 증상으로 인해서 이렇게 잔인한 범행을 한 거다 이렇게 심신미약을 주장하면서 항소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 원래 필로폰을 끊고 살았었는데 피해자의 권위로 자기가 다시 복용해서 이렇게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자신의 범행의 책임을 도리어 피해자에게 이렇게 전가하는 듯한 태도까지 보였는데요. 이러한 적반하장의 태도를 본 1심 재판부는 가해자에게 일반적인 살인미수죄의 양형보다 훨씬 중한 형량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렇게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런 이야기하시더라고요. 미약해서 제정신이 아니면 감형 사유라도 되냐 오히려 가중 처벌 받아야 되는 거 아니냐 어떻게 보세요? 변호사님 법의 입장에서 보면 어떻습니까?
◇ 최건희 : 안 그래도 심신미약으로 감형을 받는 사례들에 대해서 국민들이 굉장히 분개하고 또 여론도 좋지 않기 때문에 요즘에는 재판부도 이러한 여론과 국민의 법감정을 반영해서 심신미약 주장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추세이긴 합니다. 저 또한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형은 발달장애나 지적장애 등 범행 경위에 있어서 피치 못할 장애 사유가 있는 자에 국한돼서 아주 극히 제한적으로만 적용돼야 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 이원화 : 2심 판결은 그래서 어떻게 나왔습니까?
◇ 최건희 : 2심에서는요. 가해자의 범행이 원래 계획범죄가 아닌 우발적 범행이었던 점, 그리고 또 피해자에게 3억 원의 피해 보상금을 이렇게 지급한 점, 그리고 피해 여성의 그 후유증 치료비를 전액 부담하기로 한 사정 등을 참작을 해서요. 원심에서 선고한 형보다 10년 정도 감형된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황당한게 이 가해자 교도소 안에서도 문제를 일으켜서 교도관 귀를 물어뜯었다 이런 이야기가 있던데 이게 진짜입니까?
◇ 최건희 : 예 믿기지 않지만 사실입니다. 이 가해자는 교도소에 가서도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린 것처럼 보이는데요. 가해자는 징역 20년 형을 선고받고 2018년 3월 광주교도소에 수감이 되어 있었고요. 수용자들의 자살 방지를 위해서 교도관이 식기와 세면도구를 반납해라 이렇게 지시하자 가해자는 반항을 했다고 합니다. 반항만 하면 다행인데 그 과정에서 난동을 부렸고요. 교도관들이 이제 가해자를 제압하기 위해서 수갑을 채우려고 하니까 가해자는 몸부림까지 치면서 교도관을 넘어뜨렸다고 해요. 더 이상 제어가 이제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교도관들이 가해자의 손목이나 발목 이렇게 두 군데 수갑을 채우려고 하는 순간 가해자는 교도관의 종아리까지 물어뜯고 자신의 머리를 이렇게 바닥에 찧어서 자해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결국 이 가해자는 교도관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추가로 또 선고받고 여전히 복역 중에 있습니다.
◆ 이원화 : 아까 변호사님께서 이 사람 정신 못 차렸다 이런 얘기도 해 주셨는데 진짜 정신 못 차린 게 2019년경에는요 재판이 잘못됐다 그러면서 헌법소원을 제기를 했어요. 이 사람이 그 당시에 영장에 들어왔던 판사가 재판에 다시 들어와서 재판에 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받았다 이러면서 헌법소원을 제기를 했는데 당연히 재판 헌법소원이기 때문에 기각이 됐고요. 그다음에 일부 법률 조항에 대해서 제기한 부분들도 기간이 도과했기 때문에 다 원하는 바를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사건 x파일 오늘은 마약에 취한 남성이 자신의 여자친구를 극악무도하게 살해하려 했던 부산 해운대 마약남 사건 짚어봤습니다. 인간이 이토록 잔인해질 수 있구나 라는 생각에 마음 한편이 씁쓸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 같은 범행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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