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 11조 팔아 미국주식 11조 샀다”...국민이 ‘계좌’로 韓경제 불신 투표한 셈 [필동정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의 공공경제학자 티부는 1956년 '발로 하는 투표(voting with the feet)'란 개념을 통해 사람들이 선택 가능한 지역 중 가장 선호하는 곳을 선택해 살게 된다고 설명한다.
반면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80억달러(약 11조원) 가까이 된다.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한 장벽이 거의 없어지다시피 하니 아예 국내 주식을 팔고 미국 주식을 사는 방식으로 한국 증시에 반대표를 던지고 미국 증시에 대한 신뢰와 선호를 드러낸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발에 의한 투표’는 완전한 이동 가능성이라는 비현실적인 가정을 기반에 두고 있지만 만약 거주지 이동이 아닌 자본의 이동, 계좌의 이동이라고 하면 어떨까. 계좌를 통해 자신의 선호 지역과 국가를 드러낼 수 있다면 말이다.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11조2720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80억달러(약 11조원) 가까이 된다. 국내에서 뺀 돈이 거의 미국 증시로 재투자된 것이다.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한 장벽이 거의 없어지다시피 하니 아예 국내 주식을 팔고 미국 주식을 사는 방식으로 한국 증시에 반대표를 던지고 미국 증시에 대한 신뢰와 선호를 드러낸 것이다.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불신할 이유는 많다. 이 불신은 주식시장에 제한되지 않는다. 한국의 경제와 법제도에 대한 신뢰까지 연관돼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대주주의 1표와 소액주주의 1표가 다르게 취급받는다고 생각한다면 한국의 경제구조에 높은 점수를 준다고 보기 어렵다. 투자자가 저성장으로 인한 기업 실적을 걱정한다면 한국 경제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주주들이 내부자와 작전세력에 의해 주가가 요동치는 것을 경험했다면 경제 범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믿지 않을 것이다. 결국 한국 주식에 투자할 때 생기는 불만은 계좌 이동이나 계좌 이민으로 이어진다. 올해만 그 규모가 11조원에 달한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한국 증시 엑소더스가 있다면 이는 한국의 경제구조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는 경고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증시 문제를 ‘코리아 디스카운트’ 차원에서만 볼 게 아니라 우리 경제구조의 개혁 계기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비트코인, 8월에 5억 간다더니…‘부자아빠’ 저자, 갑자기 ‘폭락 예고’ 이유는 - 매일경제
- “신의 직장이었는데 엘리트 짐싼다”…저보수에 지방근무 싫다는데 - 매일경제
- “거지들”…‘내가 곧 개훌륭’ 강형욱, SNS에 올린 ‘짤’ 의미는? - 매일경제
- “사표 내지 마라, VIP에 얘기하겠다”…공수처, ‘도이치 공범’ 통화내용 확보 - 매일경제
- “아파트 화단에 수상한 걸 묻어요”…23세 총책 주도 마약 유통 일당 70명 검거 - 매일경제
- “비 많이 와 배달 못하겠다” 연락이 마지막...40대 女택배기사 급류 휩쓸려 실종 - 매일경제
- “교수님! 컴퓨터 본체가 없는데요”…사라진 17대, 알고보니 - 매일경제
- “서로 무조건 사랑”…26세男과 결혼한 63세女, ‘딸’ 임신에 극과 극 반응 - 매일경제
- 입국 11일 만에 가출한 베트남 아내...남편 “2주후 온다더니 연락두절” - 매일경제
- 이영표, 뼈 때리는 한 마디…“축구인은 더 이상 행정에서 사라져야”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