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모듈 패러다임 바꿨다…"해바라기처럼 태양 따라가며 발전"

이병구 기자 2024. 7. 1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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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도시의 복잡한 공간 특성을 고려해 소재·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꾼 태양광 모듈을 개발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차승일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도시 공간에 알맞은 고효율 유연 태양광 모듈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태양광 모듈을 도시 환경에 최적화하기 위해 소재부터 구조까지 뒤엎었다.

연구팀은 "수십 년 동안 고집된 태양광 모듈 제조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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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일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책임연구원(왼쪽)과 윤민주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도심형 고효율 유연 태양광 모듈’을 개발했다. KERI 제공

국내 연구팀이 도시의 복잡한 공간 특성을 고려해 소재·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꾼 태양광 모듈을 개발했다. 다양한 구조물에 부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고 모듈이 태양 위치를 따라가도록 설계해 전력 생산량을 높였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차승일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도시 공간에 알맞은 고효율 유연 태양광 모듈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태양광 발전은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로 손꼽히지만 도시는 구조물 형태 등이 복잡해 기존 태양광 인프라를 설치하기 까다롭다. 예를 들어 건물이나 나무 등 태양광 모듈 일부에 그늘이 생기면 발전 효율이 떨어질 뿐 아니라 생산된 전류가 그늘진 곳으로 모여 열이 발생하는 핫스팟(Hot spot) 현상이 생겨 화재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연구팀은 태양광 모듈을 도시 환경에 최적화하기 위해 소재부터 구조까지 뒤엎었다. 기존 모듈은 태양전지를 보호하기 위해 값비싼 강화 유리와 플라스틱으로 감싼 형태였다. 연구팀은 유리 없이 실리콘으로 태양전지를 개별 밀봉하고 이를 연결해 유연하게 만들었다. 기존 플라스틱을 난연 소재로 대체해 전기 절연성과 내구성이 높아졌다.

전기회로 구조도 기존 직렬연결에서 환경에 따라 직·병렬이 혼합된 방식이 가능하게 했다. 직·병렬이 혼합된 구조는 모듈에 그늘이 생겨도 출력을 유지하고 핫스팟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연구팀은 "수십 년 동안 고집된 태양광 모듈 제조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또 종이접기가 가능한 수준의 유연한 구조 덕분에 건물, 벤치, 차광막 등 다양한 곳에 부착할 수 있다. 보도블록이나 욕실의 타일처럼 반복 패턴을 만드는 '테셀레이션' 디자인이 적용돼 활용성이 더욱 높다.

태양전지에 형상기억합금을 부착해 모듈이 모양을 최적으로 바꿔 태양 위치를 따라가는 '해바라기' 기술도 적용됐다. 편평한 기존 태양광 모듈 대비 하루 전력 생산량이 60% 이상 높아졌다. 연구팀은 "별도 시스템 추가 없이 일체형으로 태양 추적 기능을 구현한 건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차승일 책임연구원은 "도심 곳곳에서 무한한 친환경 자원인 태양 에너지를 통해 전기를 자급자족하는 일상이 펼쳐질 것"이라며 "국가적 이슈인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 안보 강화에 크게 기여할 성과"라고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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