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급식 김치 식중독' 미스터리…"김치에서 노로바이러스 번식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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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전북 남원지역 학교에서 식중독 의심 환자가 1032명까지 집계된 이후 다행히 의심 환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본격적인 역학조사가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이들 학교에 공통으로 납품되고 있는 일부 김치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김치가 식중독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태는 '삭힌 음식인 김치에서 어떻게 식중독 바이러스가 검출될 수 있는지', '김치 유산균이 노로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없는지' 등 여러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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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전북 남원지역 학교에서 식중독 의심 환자가 1032명까지 집계된 이후 다행히 의심 환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본격적인 역학조사가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이들 학교에 공통으로 납품되고 있는 일부 김치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김치가 식중독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태는 '삭힌 음식인 김치에서 어떻게 식중독 바이러스가 검출될 수 있는지', '김치 유산균이 노로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없는지' 등 여러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치는 높은 산도와 발효과정 때문에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이 살아남을 확률이 낮지만, 익히지 않은 음식이기 때문에 노로바이러스에 한번 오염되면 활성화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김치에서 노로바이러스가 '번식'할 수는 없다. 세균과 바이러스는 '자가 증식' 가능 여부로 구분된다. 박테리아라고도 불리는 세균은 단세포로 이뤄진 아주 작은 생물이다. 스스로 에너지와 단백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세균은 양분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증식이 가능하다.
반면 세균보다 더 단순한 구조인 바이러스는 DNA, RNA와 같은 핵산과 이를 둘러싼 단백질로만 이뤄져 있다. 세포라고도 보기 어렵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고 반드시 살아있는 생물체의 세포를 숙주로 삼아야만 번식을 할 수 있다. 생물체가 아닌 김치에서 노로바이러스가 번식할 수 없는 이유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장염 바이러스로 장에서만 번식한다.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원인으로 자주 꼽히는 생굴에서도 마찬가지다. 굴에서 노로바이러스는 번식하지 않는다.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되는 이유는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생활 오폐수 등을 굴이 빨아들이면서 노로바이러스가 농축됐기 때문이다. 오염이 된 것이다. 굴을 찜으로 먹거나 삶아먹으면 열에 의해 노로바이러스가 제거된다.
김치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면 바이러스가 번식이 아닌 오염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오염됐더라도 김치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다. 하지형 세계김치연구소 안전·소재연구단장은 "김치는 소금에 절이는 과정,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유산균으로 인해 노로바이러스 같은 식중독 바이러스나 세균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음식"이라고 말했다. 음식을 소금에 절이면 '삼투압 현상'으로 세균은 터져 죽는다. 바이러스는 고염에 노출되면 죽지는 않지만 비활성화된다. 발효과정에서 나오는 유산균이 내뿜는 물질 '박테리오신'이 균을 없앤다.
이같은 이유로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되더라도 김치에서 노로바이러스가 잘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 그럼에도 검출되는 이유에 대해 하 단장은 "최근 김치회사에서 김치의 염도를 낮추는 제조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겉절이 상태에서 김치가 유통되며 충분히 발효가 안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염'과 '발효'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지난해 식중독균이 검출된 한 기업의 김치 제품은 염도가 낮은 백김치였다.
특히 김치는 가열하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한번 오염되면 바이러스나 균을 없애기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하 단장은 "김치는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생명이다"라며 "작업자의 위생상태, 위생적인 작업환경 등 제조공정에서 위생 안전을 확보해야 김치 식중독 사건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치는 과학적으로 우리를 건강하게 만드는 음식이기 때문에 앞으로 국민이 안심하고 김치를 먹을 수 있도록 제조환경이 보다 위생적으로 바뀌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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