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사과 요구에 문자 '읽씹'까지…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넌 尹·韓
김 여사 문자 무시하자 尹대통령 불편한 심기…"양측 회복 의지 없어"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읽고 무시) 논란을 통해 올 초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 후보(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 상황이 구체화하면서 여권 내부에선 두 사람이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여사의 사과 여부를 두고 윤 대통령과 한 후보의 의견이 달라 불화가 시작됐고, 김 여사가 보낸 사과 문자를 한 후보가 5번이나 무시하면서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다.
10일 여권 안팎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 수수 의혹을 직접 사과해야 할지 여부를 두고 촉발된 윤 대통령과 한 후보의 회복되기 힘든 수준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두 사람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19일로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한 후보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법 앞에 예외는 없다"고 밝히면서다. 이에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려던 윤 대통령은 주변에 불쾌한 감정을 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다가 올 1월부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1월 8일 당시 김경율 비대위원은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잠재울 뚜렷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 여사는 여권 내 '사과론'이 처음 제기될 무렵 한동훈 당시 위원장에게 처음 문자를 보냈다. 1월 15일 전송된 문자엔 "백배 사과드리겠다. 모든 게 제 탓'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김 위원은 1월 17일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김 여사를 앙투아네트에게 빗대며 사과의 필요성을 보다 선명하게 내비쳤다. 다음 날(1월 18일) 한 위원장 역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께서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힘을 싣는 모습이었다.
이에 김 여사는 1월 19일 두 사람의 발언을 의식한 듯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그 뜻에 따르겠다"고 다시 한 위원장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때쯤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갈등은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한 언론은 김 위원의 앙투아네트 발언을 두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전화로 언쟁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한 위원장은 김 위원의 발언에 '잘못한 게 뭐냐'며 옹호한 것으로 전해진다. 언쟁 직후에도 '김 여사의 사과'를 놓고 한 위원장이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1월 21일에는 당시 이관섭 대통령실장이 윤재옥 원내대표가 배석한 3자 회동에서 한 위원장에게 사실상 사퇴 요구를 하며 '윤·한 갈등'이 공식화했다. 다음 날(1월 22일) 한 위원장은 곧바로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며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맞불을 놓았다.
물론 1월 23일 충남 서천군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윤 대통령을 만난 한 비대위원장이 90도로 정중하게 인사를 하면서 갈등이 봉합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이는 임시 봉합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 후보는 '김건희 리스크'에 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김 여사는 다시 문자를 보내 앙투아네트 발언을 두고 "가슴이 아팠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사과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면 제가 단호히 결심하겠다"고 했다.
이후 25일 보낸 마지막 문자에서 김 여사는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 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맘 상하셨을 거라 생각한다"며 "만나서 오해를 풀었으면 좋겠다"고 두 사람 관계를 중재하려고 했다. 이 문자를 통해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의 '사과 요구'를 불편하게 여긴 것은 물론 불화가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다.
김 여사는 이처럼 두 사람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던 1월 15·19·23·25일 한 후보에게 사과 의향을 담은 문자를 다섯 번 보냈으나 한 번도 답을 받지 못했다. 이를 알게 된 윤 대통령이 주변에 해당 문자를 공유하며 한 후보를 '믿을 수 없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는 한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여권 관계자는 "문자 메시지가 이 타이밍(전당대회)에 공개되고 이에 대응하는 양측의 모습만 봐도 관계 회복의 의지가 있다고 보긴 힘들다"며 "친윤·친한으로 분화하며 격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젠 양측 모두 손을 내밀기 힘든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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