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유급 안 시킨다…이주호 "특혜 아닌 공익"(종합2보)
증원 백지화 없고 휴학 승인 불가 방침…"부디 돌아와 달라"
(서울=뉴스1) 이유진 장성희 기자 = 정부가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 올해에만 '유급'에 대한 판단 시기, 대상, 기준을 달리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시적 특례 조치를 마련했다.
본과 4학년 학생들의 복귀를 독려하기 위해 의사 국가 시험을 추가로 실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한다.
교육부는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의과대학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의과대학 학생들의 대규모 유급이 발생하게 되면 학생들이 의료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지체되고 이는 곧 의료 인력 수급의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발표 배경을 설명했다.
교육부는 대다수 의대생이 1학기 수업을 정상 이수하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성적 평가를 학기 단위가 아니라 학년 단위로 전환해 운영하기로 했다. 성적 처리를 현재 상태에서 마무리하지 않고 학년말까지 이를 보완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올해에만 '유급'에 대한 판단 시기, 대상, 기준을 달리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시적 특례 조치도 마련했다.
이에 대학들의 성적 처리 기한은 1학기 말이 아닌 내년 2월 말로 미뤄지며 유급 시기 역시 내년으로 미뤄지게 된다.
◇의대 증원 '백지화' 없다…특혜 논란엔 "의료 수급·안정 위한 것"
의료계가 요구하는 의대증원 전면 백지화 가능성과 관련 이 부총리는 정부 방침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부총리는 "정부가 처음에 2000명 증원을 발표했다가 의료계와 의대생, 전공의 요청에 따라 올해 1500명 규모로 모집 인원을 조정했다"며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의 경우에는 의료계가 과학적인 근거에 의해서 통일된 안을 제시한다면 얼마든지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의대 정원 외에 필수의료패키지나 여러 가지 그동안의 의료계의 요구에 대해서는 정부가 최대한 수용하는 노력을 보여왔다"고 덧붙였다.
교육 당국이 의대생들에 지나친 특례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정부가 탄력적인 학사운영 방안을 발표한 건 결국 의료 수급과 의료 안정을 위한 것"이라며 "특혜가 아니라 공익을 위해 조치했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의예과 1학년 학생이 복귀하지 않을 때는 내년도 교육여건이 악화하지 않도록 내년도에는 2025학년도 신입생의 학습권을 먼저 보호하는 학사 운영계획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학습 결손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학년도와 학기를 다양하게 운영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2학기 등록금 그대로 납부…학칙 개정은 "대학 자율에"
2학기 등록금은 정상적으로 납부해야 한다는 방침인데, 통상 8월 중순인 2학기 등록 기간은 대학이 학사일정 변경 등 학교별 여건을 고려해 학년말 등 필요한 기간까지 연장한다.
교육부는 학사일정 변경 등을 고려해 수업에 복귀하는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국가장학금 신청 기간 추가 연장 등 필요한 조치를 준비할 예정이다.
이같은 학사 운영 방침 발표 전 의대생들과 소통이 진행됐느냐는 질문에 이 부총리는 "소통은 다각적인 방식으로 진행 중"이라며 "활짝 문을 열고 계속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탄력적 학사 운영을 위한 학칙 개정 여부와 관련 "대학의 자율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며 이날 발표된 방안들 역시 의대를 운영하는 총장들의 건의 등을 고려한 조처였다고 부연했다.
휴학 승인과 관련해선 최은희 교육부 인재정책실장은 "그간 견지했던 입장과 동일하다"며 불가능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집단적인 동맹휴학은 법령에서 정한 정당한 휴학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며 "여전히 휴학 승인은 절대 불허한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탄력적 운영으로 인해 현장 실습 시간이 현실적으로 부족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최 실장은 "지금으로서는 학생들이 돌아와 적정기간 실습과정을 이수한다면 의사 국시를 치르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게 복지부와 교육부의 입장"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에 대해선 "(학생들이) 미복귀하게 된다면 불편함이 초래될 수 있다"며 "부디 돌아오시기를 정말 간곡하게 당부한다"고 호소했다.
rea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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