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총파업날…韓 반도체 심장부 찾은 美텍사스 주지사의 자신감
9일 삼성 반도체 심장부 방문
60조원 삼성 美투자 끌어낸 주역
‘생산차질’ 목표 노조 총파업
삼성 韓공장 현실 바라보며
더 강한 투자유치 확신 얻을 듯
노조, ‘무기한’ 2차 총파업 선언에
외신들 파업리스크 주목도 커져
이곳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지난 9일 한국의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허브인 평택 공장을 찾았다.
주지하듯 삼성은 텍사스 오스틴시에서 성공적으로 반도체 공장을 가동 중으로, 인근 테일러시로 반도체 설비 투자를 확장해 새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이를 위해 170억달러 규모 투자를 약속한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이곳에 총 440억 달러(60조원)로 투자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대한민국 연구개발(R&D) 투자(26조원)의 두 배가 넘는 천문학적 규모로, 영원한 라이벌인 대만 TSMC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처럼 미국 텍사스주 반도체 생산라인 고도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소식에 놀란 건 비단 텍사스 주정부 뿐만이 아니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TV토론에서 이례적으로 삼성전자를 콕 집어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도록 설득했다”고 자랑했다.
건강 이슈로 재선 포기 압박이 거센 가운데 자신의 스테미너를 입증하는 치적으로 삼성의 대미 반도체 설비투자 성과를 앞세운 것이다.
9일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찾은 애벗 주지사 역시 한껏 고무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 2021년 11월 삼성전자가 테일러시 투자 여부를 결정할 당시 결과 발표 장소를 자신의 관저로 할 만큼 그는 삼성전자 투자 유치에 공을 들였다.
이후 2년 8개월이 흘러 삼성전자의 한국 내 반도체 생산 심장부를 찾은 그는 기자들과 만나 “삼성의 모든 사업이 텍사스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삼성과 텍사스주가 상호 윈윈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그가 평택 공장을 찾은 날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노동조합은 지난 8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총파업에 돌입한 상태였다.
2030년까지 60조원에 달하는 방대한 투자 약속을 얻은 애벗 주지사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의 한국 반도체 공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총파업 뉴스에서 미래 투자에 대한 더욱 확고한 자신감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법률가 출신이자 공화당 소속의 애벗 주지사는 텍사스주를 미국 내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탈바꿈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텍사스주 법무장관으로 재직하며 그는 연방정부 규제가 개별 주정부의 비즈니스 환경을 파괴한다며 무려 31차례 소송을 낸 인물이다.
2015년 주지사 취임 후 파격적인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삼성의 대규모 투자는 물론, 오라클 등 미국 유명 기업들의 본사 이전 및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 등 대규모 성과를 이끌어냈다.
도시 인프라, 세제, 에너지 공급망, 양질의 노동력, 정주 여건 등 신규 투자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는 기업의 고민을 헤아려 최선의 답안을 제시해 온 것이다.
좋은 기업이 많이 들어와야 양질의 일자리로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한다는 그의 탈규제 노력이 성과를 거두면서 2020년 미국 인구조사 결과 텍사스주의 최근 10년 간 인구증가율은 미국 전체 주 평균(7.4%)보다 두 배 이상 높은 15.9%를 기록했다.
당시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매체들은 텍사스주가 세계적 빅테크 기업 유치에 성공한 배경에 파격적 세제 감면, 규제완화 노력 등이 반영돼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 한 해 R&D 예산의 두 배가 넘는 초대형 투자를 미국 텍사스주에 약속한 삼성전자.
그 중대한 투자 결정을 이끌어낸 주역인 그레그 애벗 주지사의 눈에 파업 리스크가 현실화한 한국의 반도체 생산 현장과 테일러시에서 미래 가동될 미국 생산 라인의 모습은 사뭇 상반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 역시 삼성전자 총파업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가져올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 삼성전자 총파업 뉴스를 홈페이지 톱뉴스로 걸고 노사 협상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10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2차 ‘무기한’ 파업을 선언하면서 삼성전자 파업 사태를 둘러싼 외신들의 주목도가 현저히 높아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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