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매매 시세차익으로 고수익 보장 속여 160억 대 투자사기 일당 검거

울산 남부서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 위반혐의 A 씨 구속, 나머지 10명 불구속
50~60대 대상 100일 뒤 원금+20% 지급 등 고수익 보장 미끼 350여 명에게 편취

금 매매를 통한 시세 차익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160억 원대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들이 경찰에 검거됐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사기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유사수신업체 대표인 40대 A 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투자자 모집과 사업 운영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지사장 등 나머지 1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덧붙였다.

A 씨 등은 2021년 8월부터 2023년 5월까지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투자자 350여 명으로부터 약 167억8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유사수신업체가 배부한 팸플릿. 울산 남부서 제공

이들은 순금 골드바를 도매가에 대량 구매해 소매가에 판매하면 시세 차익으로 수익이 발생한다며 지인 등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 등은 더 많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서울에 본사를 두고 울산 등에 지사 5곳을 설립한 뒤 호텔 등지에서 사업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특히 “현금이나 목걸이, 팔찌 등 금제품을 투자하면 100일 뒤에 투자금의 20%를 지급하고, 다른 투자자를 모집하면 20%의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해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또 “투자 100일 뒤에는 원금을 보장하겠다”며 ‘예치증서’까지 발급해 투자자를 안심시키기도 했다.

유사수신업체가 제공한 예치증서. 울산 남부서 제공

그러나 실제 금 매매에 사용된 투자금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던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대부분은 하위 투자자의 투자금을 상위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돌려막기’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들은 50∼60대가 대부분이었다.

A 씨는 투자금을 고급 외제차 운행, 생활비, 코인 투자,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 등 11명을 모두 검찰에 송치했다. 또 A 씨의 범죄 수익을 특정, 향후 11억8000만 원 한도로 A 씨의 예금을 보전할 수 있도록 기소 전 추징 보전 신청했다. 이는 범죄로 얻은 재산을 형 확정 전 빼돌릴 가능성에 대비해 처분할 수 없도록 동결하는 조치다.

유사수신행위란 법령에 따른 인허가나 등록·신고 없이 원금 보장을 약속하며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경찰 관계자는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접근하는 경우 유사수신이나 투자 사기 등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투자처를 확인하는 등 꼼꼼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