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뜯어보기] 흑자 내는 의료 재활로봇기업 코스닥 뜬다... 경쟁 심화는 부담

배동주 기자 2024. 7. 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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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재활로봇 전문기업 피앤에스미캐닉스 상장 추진
2년 후 순이익 추정치로 몸값 산정
상장 후 시총 최대 1100억원 추산
공모가 밴드 1만4000~1만17000원
보행재활로봇 외 제품 다변화 아직
현대차, 삼성전자 시장 진출은 불안

의료용 재활로봇 전문기업 피앤에스미캐닉스가 코스닥시장 상장 도전에 나섰다. 감사보고서 제출을 시작한 2019년부터 작년까지 5년 연속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익미실현 기술특례상장을 택했다. 몸값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2026년 당기순이익 추정치를 끌어와 1100억원 넘는 기업가치를 제시했다.

피앤에스미캐닉스는 ‘워크봇’이란 이름의 보행재활로봇 외에 상지운동로봇과 유아·소아용 보행패턴 교정로봇을 추가 출시해 2년 뒤 당기순이익 88억원을 낸다는 목표다. 작년 14억원 대비 6배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다. 다만 삼성까지 재활로봇 시장으로 뛰어든 상황에서 실적 개선이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앤에스미캐닉스 CI.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피앤에스미캐닉스는 지난달 5일 금융위원회로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 오는 11일부터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예정했다. 당초 지난달 24일 수요예측 진행을 예정했지만, 한차례 기재 정정을 진행하며 일정이 순연됐다. 수요예측 후 오는 22일 일반 투자자 청약을 거쳐 7월 말 상장을 목표했다.

회사는 이번 상장에서 총 135만주를 전량 신주로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는 1만4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책정했다. 밴드 상단 기준 공모 금액은 약 230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1100억원으로 추산된다. 상장 대표 주관은 키움증권이 맡았다. 키움증권은 지난 1월 코셈에 이어 올해 두번째 상장 주관을 맡았다.

피앤에스미캐닉스는 의료용 재활로봇을 개발하는 회사로 2003년 설립됐다. 설립 8년 만인 2011년 자체 개발한 보행재활로봇시스템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이른바 워크봇이란 이름의 보행재활로봇시스템은 뇌질환환자, 척수손상환자 등의 보행훈련 장치로 주목받으며 2012년 국립재활원을 시작으로 상급종합병원에도 설치됐다.

매출은 2019년 38억원에서 지난해 60억원으로 증가했다. 2012년 스페인 재활병원으로의 워크봇 수출을 시작으로 중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아랍에미레이트(UAE) 등으로 판로를 확장, 매년 실적 개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 세계 13국에 총 61대 제품을 공급했다. 작년 영업이익은 13억원, 당기순이익은 14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선 피앤에스미캐닉스의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 및 일반 청약이 흥행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모주 시장 테마주로 꼽히는 로봇 관련주인 데다 기술특례상장을 택했음에도 이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2026년 순이익 추정치를 내세웠지만, 주가순이익비율(PER) 배수를 낮추는 등 공모가 산정에서도 시장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피앤에스미캐닉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오스테오닉과 코렌텍을 비교기업으로 채택, 2026년 당기순이익 추정치(88억원)를 현가 할인한 75억원에 PER 27.31배를 적용했다. 앞서 지난 3월 재활의료 로봇기업으로 상장한 엔젤로보틱스만 해도 라온테크와 삼익THK를 비교기업으로 PER 37.37배를 적용했지만, 피앤에스미캐닉스는 공모가 밴드가 이보다 낮게 나오게끔 조정했다.

다만 피앤에스미캐닉스가 제시한 미래 실적 추정의 실현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붙고 있다. 당장 보행재활로봇인 워크봇 외 상지재활로봇, 유아보행재활로봇을 출시, 2025년 157억원 매출을 내고, 2026년 253억원 매출을 낸다는 계획이지만, 이들 로봇은 아직 출시되지도 않았다. 최근엔 전체 판매량의 25%를 차지했던 중국 판로도 막혔다.

피앤에스미캐닉스 공모 개요. /피앤에스미캐닉스 제공

무엇보다 의료용 재활로봇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2022년 정부가 보행재활로봇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시작하자 대기업마저 재활로봇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2023년 보행보조 웨어로블 로봇을 선보였고, 올해는 삼성전자마저 참전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봇핏’이란 이름의 보행보조로봇을 출시, 실버타운 등으로 공급을 시작했다.

피앤에스미캐닉스는 20년 넘는 업력을 갖춘 의료용 재활로봇 1세대 기업으로 꼽히지만, 점유율 측면에서 우월적 지위를 갖추지 못했다. 현재 피앤에스미캐닉스 매출은 100% 보행재활로봇 워크봇에서 나오는 상황인데 워크봇의 시장 점유율은 회사 자체 추산으로도 27% 수준에 그친다. 대기업 진출 시 역성장 가능성도 큰 셈이다.

회사도 경쟁 심화를 우려하고 있다. 피앤에스미캐닉스는 정정 증권신고서에서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선보인 재활로봇은) 의료용 재활로봇이 주요 타깃인 당사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판단되지는 않는다”면서도 “웨어러블 형태의 제품으로 의료시장 진입 시 경쟁 심화로 당사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적시했다.

한편 피앤에스미캐닉스는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는 물론 상장 공모자금 상당분을 영업 강화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올해 전시회 참여 및 광고마케팅을 늘리고, 영업 인력 충원도 예정했다. 내년에는 해외법인 설립 등 해외사업을 더욱 키운다는 방침이다. 피앤에스미캐닉스 측은 “사후관리 거점 확보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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