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곧 준다더니”…쌀만 챙겨 줄행랑
[앵커]
쌀을 대량 구매하는 것처럼 속인 뒤 수십 포대씩 차에 싣고 사라져버린 남성이 경찰에 잡혔습니다.
곧 돈을 주겠다는 말에 지역 농협도, 대형 마트도 속아 넘어갔습니다.
쌀이 워낙 안 팔리다보니 이런 사기에도 피해를 봤습니다.
노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북 영주의 한 대형마트.
마트 직원이 남성과 함께 쌀 포대를 수레로 실어 나릅니다.
스무 포대 가까이를 승용차 트렁크에 싣습니다.
강원도 인제의 또 다른 마트.
쌀 스무 포대를 싣더니 인사를 하고 떠납니다.
강원도와 경북 일대 마트를 돌며 쌀을 대량으로 사들인 남성.
알고 보니 사기꾼이었습니다.
사무실로 돌아가 돈을 보내겠다며 많게는 수십 포대씩, 쌀을 가져간 뒤 잠적했습니다.
[송미리/피해업체 직원 : "업체에서 먼저 물건을 가져가신 후에 나중에 행사가 다 끝난 후에 결제를 카드든 현금이든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믿었어요)."]
쌀을 사는 사람이 갈수록 줄어 판매가 힘든 상황.
사업체를 운영하는데, 쌀이 많이 필요하니 계약서까지 쓰자는 말에, 지역 농협도, 대형 마트도 깜빡 넘어갔습니다.
[○○농협 상무 : "쌀 자체가 소비가 워낙 안 되다 보니까, (피의자가) 계속 재구매를 하신다고 얘기를 하니까 저희가 이제 계약서를 쓰고 그렇게 선공급을…."]
경찰에 붙잡힌 사기꾼은 30대 남성으로 지난 4월부터 두 달간 비슷한 범행을 이어온 걸로 조사됐습니다.
쌀 포대를 싣고 달아난 후에는 식당이나 떡집에 15%가량 할인해 팔아 현찰로 바꿨습니다.
이 남성의 외상 수법으로 피해를 본 업체는 이곳 농협을 포함해 모두 10곳으로 피해 금액은 1,340만 원에 달합니다.
경찰은 비슷한 범행 전과가 있는 남성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노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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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영 기자 (n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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