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선 아닌 필선이"…이혜리X이정하 '빅토리', 에너지 가득 레트로 치어리딩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1988년'이 아닌 '1999년', '덕선이'가 아닌 '필선이'가 온다. 그때 그 시절의 추억과 레트로의 맛, 에너지 넘치는 치어리딩이 함께다.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빅토리'(감독 박범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박범수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혜리, 박세완, 이정하, 조아람이 참석했다. 진행은 방송인 박경림이 맡았다.
'빅토리'는 오직 열정만큼은 충만한 생판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가 신나는 댄스와 가요로 모두를 응원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싱글 인 서울', '레드카펫' 각본과 연출을 맡은 박범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한국영화 최초로 치어리딩 소재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이날 박범수 감독은 "예전에 친구가 힘들 때마다 보는 영화가 있다고 했다. 되게 인상적이었는데 치어리딩 소재라면 그런 영화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나도 원래 치어리딩, 춤, 90년대에 관심이 많았다. 또 90년대가 내가 기억하는 멋있고 다양한 춤과 노래가 있는 시기 같았다. 그래서 99년도의 치어리딩 이야기를 만들게 됐다"고 '빅토리'의 시작을 전했다.
이혜리는 춤생춤사 댄서지망생 필선으로 분한다. 필선은 댄스 하나로 거제를 평정한 고등학생으로, 서울로 상경해 댄서가 되는 게 유일한 꿈이다. 자신이 목표하는 것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열정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빅토리'에 대해 이혜리는 "시나리오가 너무너무 재밌었다. 박범수 감독님의 필력에 반했다. 사실은 처음엔,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시나리오가 완벽해서 '아, 저 못할 것 같은데요'라고 했었다. 캐릭터가 너무 좋고 이야기도 너무 좋아서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시나리오를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는데 감독님을 만나고 나서 그 걱정이 신뢰로 많이 바뀌었다. 나에게 이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나 박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혜리 씨를 생각했다. 그래서 혜리 씨가 '못한다고' 했을 때 삼고초려했다. 혜리 씨가 '왜 처음부터 자신이었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우리 영화가 되게 에너지로 가는 영화다. 에너지가 있으면서 호감이어야 하고 사랑스러워야 하고 춤도 춰야하고 연기도 해야한다. 모든 것을 갖춘 배우가 누가 있을까 했을 때 이혜리 씨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필선을 10년째 짝사랑하고 있는 거제상고 축구부 골키퍼 치형 역을 맡았다. 필선과 골문을 동시에 지켜내려는 순수한 매력을 지닌 고등학생 치형은 가끔은 마음만 지나치게 앞서기도 하지만, 넘치는 열정과 때로는 웃음을 자아내는 허당미의 소유자다.
이정하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계속 응원받는 기분이 들었다. 치형의 주된 설정이 골키퍼인데 그 자체도 너무 신선하게 와닿았다"며 "박범수 감독님과 함께라면 재밌게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전했다.
치형에 대해서는 "투박하고 허당기가 있지만 늘 그 자리에 있는 순수한 캐릭터"라면서도 "나는 허당기가 없다"고 단호히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골키퍼니까 정확한 자세가 나올 수 있도록 트레이닝을 열심히 받았다. 10년간 짝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을 이해하려고 '응답하라 1988'도 정말 열심히 봤다. 누나의 그때 그 시절이랑 비슷한 면모도 있어서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혜리는 "영화 내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면모를 보여주다가 딱 진지해지는 모먼트가 있다. 그때의 눈빛이 너무 인상 깊다. 이 영화에서 이 한 컷만으로도 정하 배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던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필선의 단짝 미나로는 박세완이 변신, 이혜리와의 환장의 케미를 예고한다. 박세완은 "연기인생에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청춘물이 '빅토리'라면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박범수 감독님과 함께"라며 "여담으로 내가 '스맨파'의 열성 팬이었다. 우태 선생님과 킨키 선생님의 개인 수업을 놓치기 싫더라. 사실 이게 조금 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세완과 단짝으로 호흡을 맞춘 이혜리는 "나이도 동갑이고 키도 똑같고 발 사이즈도 똑같다. 지금은 몸무게가 비슷할 것 같다. '빅토리'를 찍을 때는 당시에 내가 증량을 좀 했다"며 "나한테는 거의 쌍둥이 같은 친구다. 약간 찍을 때 되게 많이 의지했다. 정말 필선이처럼 그런 마음으로 미나를 대할 수 있었다. 눈만 마주쳐도 무슨 생각하는지 알 정도"라고 찰떡케미를 예고했다.
조아람은 서울에서 치어리더로 활동하다 거제로 온 전학생 세현으로 분해 필선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다. 그는 "조금 새로운 걸 도전해 보는 걸 너무 좋아하는 편이다. 처음으로 또래 배우들과 함께 해볼 수 있고 치어리딩이라는 춤에 도전해 볼 수 있고 교복을 입을 수 있는 학교물이라서 너무 기대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제일 컸던 건 박범수 감독님의 시나리오가 너무 따뜻했다. 결과물이 나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빅토리'는 조아람의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하다. 조아람은 "스크린 데뷔를 '빅토리'랑 함께하게 돼서 너무 가슴이 뜨거웠고 너무 감사한 마음이 제일 컸다. 전작 '닥터 차정숙'과 다른 모습으로 보여드릴 수 있어 되게 설레는 마음이 가득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떨림을 전했다.
'빅토리'는 1999년, 거제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치어리딩팀 '밀레니엄 걸즈'의 이야기를 그리며 어느 때보다 유쾌하고 찬란했던 고교시절의 추억 소환과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세기말 문화의 재현을 예고했다. 다만 1999년이라는 배경과 '필선'이라는 이름 탓인지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가 느껴지기도 한다.
이와 관련 박 감독은 "참고한 부분은 오히려 없고 피하고 싶은 부분이 많았다. 이름을 필선이라 정해놓고 시나리오를 쓰고, 덕선이라는 이름이 연상될 수 있으니 나중에 바꾸자고 했는데 나름대로 입에 익은 상태였다.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을 때 덕선이와 다른 필선이를 보여줄 자신이 있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혜리 또한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름이 비슷한지도 몰랐다. 너무 캐릭터가 달랐다. 이름을 듣다 보니 '아, 그러네 비슷하네'라고 생각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되게 늦게 알아차렸다. 어떤 부분을 비슷하게 느끼실지 궁금할 정도로 하나도 비슷한 점이 없다"며 "레트로한 감성 때문에 그렇게 느끼실 수 있는데 외형적으로도 필선이는 리더 같은 느낌"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필선이는 온 친구들이 따라 하고 싶은 언니, 선망하는 친구 같은 느낌이다. 멋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필선이는 조금 더 강단 있고 자기 꿈에 대한 열망이 확신한 친구"라며 "시나리오를 정말 믿고 충실하게 연기하면, 같은 모습이 보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빅토리'는 오는 8월 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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