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선출마 방불… “먹고사는 먹사니즘 해결”

■ 대표 출마 공식선언
“성장 회복이 곧 민생
출생기본소득·기본주거 확대
AI 기반 지능형 전력망 필요”
경제·사회 수권정당능력 부각

“당 대표 도전”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민주당사에서 당 대표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차기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성장의 회복과 지속 성장이 곧 민생이자 ‘먹사니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출마선언문에서 윤석열 정부 비판을 최소화하고, 미래 비전 제시에 방점을 찍어 “대선 출마 선언문을 방불케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민주당사에서 8·18 전당대회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혁신 역량은 고갈되고, 저성장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경제가 곧 민생”이라고 말했다. 경제 성장을 이끌고, 양극화를 해소하는 수권 정당의 능력을 부각한 셈이다. 이 전 대표는 ‘먹사니즘’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과제로 지난 20대 대선부터 제시한 ‘이재명 브랜드’인 기본사회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언급했다. 그는 “소득·주거·교육·금융·에너지·의료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구성원의 기본적인 삶을 권리로 인정하고, 함께 책임지는 기본사회는 피할 수 없는 미래”라며 “출생기본소득·기본주거·기본금융·기본의료·기본교육 등을 점진적으로 확대·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또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한다는 캠페인)은 세계 시장에서 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국제표준이 됐다”며 “국가 주도의 투자로 ‘에너지 고속도로’, 즉 인공지능(AI) 기반의 지능형 전력망을 건설해 국민 누구나 햇빛·바람·지열 등 자연력으로 재생 에너지를 생산해 팔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학기술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한 윤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AI로 상징되는 과학기술의 신문명 시대가 열리고 있지만, 한국 인재들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기초과학·미래기술에 집중 투자해 성장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북갈등 고조와 관련해서는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안보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며 “기업의 대외 활동에 도움이 되는 외교와 평화 구축 노력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당원 권한을 확대해 대선 승리의 주춧돌을 놓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지역위원회가 당원 활동의 중심이 되도록 지역당 합법화와 후원제도를 도입하고, 디지털 관리자 격인 CDO(Chief Digital Officer)를 신설해 풀뿌리 생활 정치의 저변을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6시까지 후보 출마 등록을 진행한다.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대표직을 연임한 인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