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담대 지난달 6.3조원 증가…부동산 거래 회복 영향

은행 자체 주담대 증가폭 0.5조↑…전체 금융권 증가 4.4조원로 증가폭 축소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6조3000억원 늘었다. 전월대비 증가폭이 6000억원 확대됐다.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성 대출 영향이 지속됐고 부동산 거래 회복으로 은행 자체 주담대 증가세가 5000억원 확대됐다. 다만 제2금융권 부실채권 상각 영향으로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는 소폭 줄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4조4000억원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가계대출 증가 폭은 전월(5조3000억원)과 비교해 소폭 축소됐다.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액은 7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5% 늘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6조원 증가해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은행권 주담대는 6조3000억원 증가해 전월의 5조7000억원 대비 6000억원 증가했다.

은행 자체 주담대 증가액이 4조원으로 전월 대비 5000억원 늘었다. 디딤돌·버팀목과 같은 정책성 대출의 영향력도 여전했다. 늘어난 주담대 6조3000억원 중에서 디딤돌·버팀목이 3조8000억원을 차지했다. 전월(3조9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은행권 주담대 증가액은 지난 3월 5000억원에 불과했으나 이후 주택도시기금의 디딤돌·버팀목 재원이 고갈되면서 급격히 증가세가 확대됐다. 4월 4조5000억원을 기록했던 은행권 주담대 증가폭은 5월 5조7000억원까지 늘었다가 지난달 6조원을 돌파했다.

부동산 거래 회복세도 주담대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올해 1월 4만3000호에서 지난 5월 5만7000호까지 늘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감소세가 확대되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눌렀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분기별 부실채권 상각의 영향으로 1조6000억원 감소했다. 전월(7000억원) 대비 감소폭이 확대됐다. 상호금융권 가계대출이 1조원,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사에서 각각 3000억원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이내에서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에는 이달 첫째 주 은행권 가계대출이 급증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보도 설명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이달 1~5일 은행권 가계대출이 1조400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6월 첫째 주 증가액인 1조8000억원보다는 적다고 강조했다. 일평균 가계대출 증가액도 지난달은 3100억원이지만 이달 초까지는 2900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대형 IPO(기업공개) 영향으로 신용대출이 일시적으로 증가했으나 지난 5일 증거금 환불에 따라 1조8000억원이 상환됐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금융위는 "정책성 대출과 은행권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앞으로 금리·주택시장 등 거시경제 여건에 따라 증가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를 오는 9월부터 차질 없이 시행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