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범람에 배관 붙잡고 버텨” … 밤새 폭우와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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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깨고 가까스로 탈출했어요. 119에 신고한 뒤 배관 기둥에 매달려 있었어요."
정체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시간당 100㎜가 넘는 기록적인 물폭탄이 9일부터 이틀째 중·남부 지방에 쏟아지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폭우가 집중된 10일 새벽 충남에서는 산사태와 지하 승강기 침수로 2명이 숨지고 충북에서는 승용차가 하천으로 추락해 1명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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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장성천 넘쳐 18명 한때 고립
충남 산사태·승강기 침수 2명 숨져
경북선 女배송기사 급류에 실종
도로 침수… 열차·항공편 차질
안동=박천학·완주=박팔령·서천=김창희 기자, 전국종합
“창문을 깨고 가까스로 탈출했어요. 119에 신고한 뒤 배관 기둥에 매달려 있었어요.”
정체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시간당 100㎜가 넘는 기록적인 물폭탄이 9일부터 이틀째 중·남부 지방에 쏟아지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폭우가 집중된 10일 새벽 충남에서는 산사태와 지하 승강기 침수로 2명이 숨지고 충북에서는 승용차가 하천으로 추락해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오전 8시쯤엔 대구 북구 무태조야동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폭우 등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충북 영동에서도 침수 피해로 1명이 실종돼 경찰과 소방 당국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북에서는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40대 여성 택배원 수색작업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전북에서는 폭우로 인한 하천 범람 등으로 주택이 잠기고 주민들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특히 군산에선 산사태가 발생, 피해가 잇따랐다. 또 일반 열차 운행도 일부 중단되고 항공기 운항도 차질을 빚고 있으며 주택과 농경지, 도로 침수와 유실 등 공공·사유시설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집중호우는 오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여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57분쯤 충남 서천군 비인면에서 산사태로 주택이 붕괴하면서 집에 있던 70대 남성이 숨졌다. 앞서 오전 3시쯤에는 논산시 내동 한 오피스텔의 침수된 지하 2층 승강기 안에서 남성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충북 옥천군에서도 오전 5시쯤 뚝방길에서 승용차가 하천으로 추락하면서 전복돼 70대가 숨졌다. 경찰은 인근 CCTV를 확인한 결과, 이 남성이 인근에 있던 축사 상태를 살피고 차량을 몰고 나오다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북 경산시에서는 전날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된 40대 여성 택배원을 찾기 위해 소방 당국이 오전 6시부터 인력 240여 명과 수난 구조 장비 등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재개했다.
전북 완주군에서는 오전 4시 11분쯤 운주면사무소 인근 장성천이 범람해 마을 주민 18명이 고립됐다가 모두 구조됐다. 당시 주민들은 거실까지 차고 들어온 강물을 피해 창문을 깨거나 마당 앞 배관을 붙잡고 구조를 기다리는 등 필사의 사투를 벌였다. 충남소방본부에는 이날 0시부터 5시 사이 비 피해 관련 총 835건, 대전소방본부에는 이날 0시부터 오전 9시까지 108건의 신고가 각각 접수됐다. 강한 비가 집중된 충남 서천군 서천읍 일대가 광범위하게 침수됐고 논산시와 부여군에서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 등 침수 신고가 잇따랐다. 대전 계백로 왕복 8차선 유등교는 교각 일부에 침하현상이 발생하면서 도로가 가라앉아 차량 통행이 불가능해졌다.
한편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 첫차부터 무궁화호와 ITX-새마을 등 일반 열차의 운행을 일부 중지하거나 조정했다. 김해공항에서는 오전 7시 기준 강한 비바람으로 인해 항공편 21편이 결항했고, 16편이 지연 운항했다. 경북 구미시와 김천시에는 폭우로 오전 5시 14분과 19분 등 2차례에 걸쳐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령됐다. 경북 지역 14개 학교는 등교를 조정하거나 휴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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