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이 7~9점씩 허용하는데 어떻게 공격하나” 로버츠 감독의 한숨 [현장인터뷰]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예상밖의 대패에 당혹감, 그리고 충격을 드러냈다.
로버츠는 10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경기를 1-10으로 패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는 당황스럽다”며 이날 경기에 대해 말했다.
이날 다저스는 공수 양면에서 처참한 경기 내용을 보여줬다. 타자들은 득점권에서 11타수 무안타, 잔루 12개 기록했다.
로버츠 감독도 “공격이 아주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7~9점차로 끌려가면 (공격하기) 어려워진다”며 선발 밀러에게 아쉬움을 드러냈다.
밀러는 이날 허용한 19개의 타구 중 7개가 타구 속도 95마일 이상의 강한 타구였고 정타도 2개가 있었다. 패스트볼도 시즌 평균보다 1.2마일 느린 96.4마일의 평균 구속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로버츠는 “초반부터 변화구의 커맨드가 좋지 못했다. 좋은 공도 있었지만, 유리한 카운트에서 끝내지를 못했다. 상대도 공들을 많이 쳐내면서 끈질기게 싸웠다. 투구 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쉽게 승부를 끝내지 못했고 상대는 좋은 타격 내용을 보여줬다”며 밀러의 투구 내용을 평가했다.
이어 “오늘 경기는 확실히 뒷걸음질 쳤다고 본다. 우리 모두가 문제를 해결해야한다”며 말을 이었다.
이번 시즌 개막 로테이션에서 시즌을 맞이한 밀러는 개막 후 세 차례 등판 만에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6월 중순 돌아왔지만,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빅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22경기에서 124 1/3이닝 던지며 평균자책점 3.76으로 선전했던 것과 비교하면 완전 다른 투수가 됐다.
로버츠는 “충격적”이라며 기대했던 밀러의 부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2차례에서 2.5차례 상대하며 아웃시키기 위해서는 좋은 공을 던져야한다”며 선수에게 분발을 주문했다.
밀러는 “모든 것이 문제였다”며 한숨을 쉬었다. “계획대로 던지는 것이 문제였다. 카운트를 회복하기 위해 싸워야했다. 저런 팀을 상대할 때는 계획대로 던지지 못한 공은 얻어맞기 마련인데 오늘은 불운도 겹쳤다. 만루홈런을 허용한 타구도 강하게 맞은 타구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아주 좋은 공도 아니었다. 더 노력해야한다”며 경기 내용을 돌아봤다.
몸 상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힌 그는 “오늘의 모든 실패를 다음 기회를 위한 동기부여로 활용하고싶다”며 다음 경기 분발을 다짐했다.
현재 다저스 선발진은 밀러만 부진한 것이 아니다. 현지시간 기준 6월 16일 이후 이날 경기전까지 다저스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5.07로 내셔널리그에서 콜로라도 로키스(5.29) 다음으로 높았다.
로버츠는 “지속적인 승리를 위해서는 선발 투수가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분명히 이 부분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타자들이 득점을 낼 기회를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다”머 선발진의 부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로버츠 감독은 이날 초반에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주전들을 일찌감치 제외하고, 불펜에서는 필승조를 아끼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급기야 7회말 2사에서 야수 키케 에르난데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키케와 캐반, 둘 중에 누구한테 던지겠냐고 물어봤는데 키케가 자원했다”며 투수를 결정한 배경을 설명한 로버츠는 “야수를 투수로 썼다고 해서 당황한 것은 아니다. 이것은 투수를 아끼기 위해 내가 내린 선택이었다. 여전히 시리즈를 이길 기회가 남아 있다. 지금 내 머릿속에서 오늘 경기는 잊어버리고 내일 경기를 어떻게 준비할지만 생각하고 있다. 낯선 투수를 상대하는 만큼, 타자들이 다같이 타석에서 좋은 내용 보여주며 득점을 내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며 하루 뒤 시리즈 2차전에 대한 각오를 함께 전했다.
[필라델피아(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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