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유급 결정 2월 말로…3학기제·수업일수 감축 허용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 복귀를 독려하기 위해 정부가 유급 판단 시기를 '학년 말'로 조정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3학기재 허용, 수업일수 감축 등도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대학에는 휴학이 불가능한 의예과 1학년에 대한 유급 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권고하고 2025학년도 신입생의 학습권을 우선 보호하도록 하는 학사 운영계획 마련을 주문했다.

교육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의대 학사 탄력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올해 1학기 대다수 의대생들이 수업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학기제' 대신 '학년제'로 전환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학년제로 전환하면 각 대학의 성적 처리 기한은 올해 학년도 말인 내년 2월로 연기되며, 유급 판단 시기도 2월로 미뤄진다.

2024학년도 수업 기간이 부족한 경우 2025학년도 이후 추가 학기를 개설해 상위 학년에서 이수하도록 조정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를 2개 학기로 나눠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기간 대학들은 학생들이 수강하지 못한 과목을 야간, 원격수업, 주말 수업을 활용해 개설할 수 있다.

교육부는 학습 결손을 보충하기 위해 새로운 학기를 개설·운영하는 경우 추가 등록금 부담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탄력적인 학사 운영을 위해 전면 원격수업도 지속 허용한다. 현재와 마찬가지로 원격수업 자료만 내려받아도 수업을 인정하는 방안을 허용한다.

그럼에도 수업일수를 채우기 어려운 경우 '매 학년도 30주 이상'으로 규정된 수업일수를 2주 범위에서 감축 운영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학칙상 휴학이 어려운 의예과 1학년은 일부 과목에서 F학점을 받더라도 유급되지 않도록 하고 상위 학년에서 1학년 과목을 수강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럼에도 의예과 1학년들이 대거 유급하는 경우에 대비해 내년도 신입생의 학습권을 우선 보호하도록 학사 운영계획을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 차원에서 2025년 의사 국가시험의 추가 실시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가이드라인은 의대생에 특별한 혜택을 주고자 하는 게 아니라 의료인력 수급 차질로 인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집단행동을 멈추고 학업에 복귀하는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