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필드골·무실점 4강 ‘아트사커’, 첫 필드골 넣었지만 연속 실점 ‘탈락’···‘마스크 벗고 출전’ 월드컵 득점왕 음바페, 페널티킥 1골 마감
‘주포’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가 마스크를 벗었다. 하지만 ‘아트사커’를 구하지는 못했다.
2024 유럽축구선수권 우승 후보였던 프랑스가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프랑스는 10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끝난 대회 준결승에서 스페인에 1-2로 역전패했다. 1984년, 2000년에 이어 세 번째 유로 우승에 도전한 프랑스는 쓸쓸히 짐을 싸야 했다.
대회 내용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축구 통계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프랑스는 페널티킥과 자책골을 제외한 필드골 하나 없이 준결승에 올랐다. 유로 역사상 가장 빈약한 공격력을 보인 4강 팀이었다. 이전까지 1992년 덴마크, 1984년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각각 2골씩을 기록한 것이 최소 득점 4강팀이었다.
4강 경쟁 동력은 대회 최소 실점이었다. 프랑스는 준결승 전까지 단 1골도 허용(페널티킥·자책골 제외)하지 않았다. 독일(2016년), 잉글랜드(2020년)에 이어 실점없이 유로 4강에 오른 역대 세 번째 팀이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선제골은 프랑스가 넣었다. 고대하던 대회 첫 필드골이었다. 대회 조별리그에서 코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해 토너먼트부터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에 나선 음바페는 마스크를 벗고 출전하며 득점 의지를 보였다.
프랑스는 전반 8분 만에 왼 측면에서 수비 둘의 견제를 받던 음바페의 감각적인 크로스를 란달 콜로 무아니가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
하지만 믿었던 수비가 흔들렸다. 스페인의 라민 야말, 다니 올모에게 연달아 골을 허용하며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조국 프랑스를 준우승으로 이끌며 득점왕까지 차지한 음바페도 자존심을 구겼다. 코뼈 골절상에도 투혼을 보이며 자신의 두 번째 유로 무대에서 데뷔골을 기록했지만 페널티킥 득점이 유일했다. 최종 성적은 1골 2도움이었다. 음바페는 “나는 유럽 챔피언이 되고 싶었다. 유로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야망을 갖고 대회에 출전했지만 이루지 못했다”며 “우리가 결승에 오르지 못할 만큼 많은 기회를 놓쳤다”고 아쉬워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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