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설계 맡겼더니 보험 사기를…금감원, 설계사 무더기 제재

허위 진료·고의 교통사고로 보험금 편취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감원 ⓒ 시사저널 이종현

금융감독원이 보험사기에 연루된 대형 보험회사와 법인 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 40여 명을 무더기로 제재했다. 이들은 허위 진료와 고의 교통 사고 등으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신한라이프생명 등 주요 보험사 소속 설계사와 프라임에셋, 에이플러스에셋 등 GA 소속 설계사에 대해 등록 취소, 영업정지 등 제재 조치를 내렸다.

이들의 보험 사기 수법은 다양했다. 일부는 한방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는데도 허위 입원확인서, 진료비 계산 영수증 등을 교부 받아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수백만원을 편취했다. 다른 사람들과 공모해 고의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후 실제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꾸며 다른 보험사로부터 2760만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편취한 건도 적발됐다.

GA 소속 보험 설계사들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대거 제재를 받았다. 제재 받은 상당수의 설계사들은 허위 병명으로 입퇴원확인서 등 서류를 발급 받아 제출하는 방식으로 다른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편취했다. 특히 GA 중 한 곳인 씨앤에이치에셋의 대표이사는 허위 신용카드 영수증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80만원을 편취해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았다. 문책경고는 일정 기간 금융회사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조직적으로 은밀하게 진행되므로 적발을 위해 내부자 제보가 중요하다"면서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제안을 받고 구체적 물증을 갖고 있는 경우 적극적인 제보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