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 연임 도전' 이재명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

김성은 기자, 이승주 기자 2024. 7. 1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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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공정식 기자,안은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8·18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24.7.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공정식 기자,안은나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뽑는 8·18 전당대회에 당대표로 출마한 이재명 후보가 "절망의 오늘을 희망의 내일로 바꿀 수만 있다면 제가 가진 무엇이라도 다 내던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10일 서울 여의도 민주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이 후보는 정치의 목적을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두고 이를 위해 과학기술과 재생에너지에 투자, 노동문화 개선, 한반도 안보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 △햇빛연금·바람연금 등 활성화 △2035년까지 주 4일제 도입 △출생기본소득·기본주거·기본금융·기본의료·기본교육의 점진적 시행 확대 등도 제안했다.

또 당원 중심의 대중 정당을 만들기 위해 디지털 관리자 격인 CDO(최고디지털책임자)를 신설, 민주당을 '오픈 소스 정당'으로 개선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혁신 역량은 고갈되고 저성장의 악순환이 계속된다. 불평등과 양극화는 갈수록 극단화되고 있다"며 "상상하기 힘든 비극적 사건·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먹고 사는 일에 온 신경을 기울여야 할 정도로 민생경제가 파탄났는데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살 수는 없다. 절망의 오늘을 희망의 내일로 바꿀 수만 있다면 제가 가진 무엇이라도 다 내던질 수 있다"며 "저 이재명이 이 자리에 선 이유"라고 했다.

또 "지난 주 영국은 14년 만의 정권교체가 있었고 프랑스도 집권여당을 누르고 좌파연대가 총선에서 승리했다"며 "국민들이 진보냐 보수냐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어려운 경제와 줄어드는 복지 때문에 '이대로는 못살겠다'고 절규한 결과"라고 했다.

아울러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주요 선거가 있는 올해 우리 앞에도 중대한 갈림길이 놓여있다"며 "국민의 목소리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며 새 시대로 나아갈 것인가, 엄혹한 현실을 외면한 채 퇴보와 정체의 길을 갈 것인가. 선택은 바로,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우리 자신의 몫"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금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겠나. 단언컨대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먹사니즘'이 바로 유일한 이데올로기여야 한다. 경제가 곧 민생이다. 성장의 회복과 지속 성장이 곧 민생이자 '먹사니즘' 핵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다수가 출생을 포기하고, 자살률이 세계 최고일만큼 희망과 미래가 없는 이 현실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며 "성장의 회복과 지속성장이, 더 많은 기회를 만들 것이고 더 많은 기회를 통해 더 나은 세상, 희망과 미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인공지능(AI)과 같은 과학기술과 신재생에너지에 적극 투자할 것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재생에너지와 과학기술 중심의 신문명 시대는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다. 외면하면 도태 위험에 시달리는 추격자가 되겠지만 능동적 적극적 대응으로 무한한 기회를 누리는 선도자가 될 수도 있다"며 "변화된 상황에 대응하여 미래 사회를 선도할 기초과학과 미래기술에 집중투자해야 한다. 과학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해 성장의 새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필요한 소득을 얻을 일자리가 원하는 만큼 존재하는 이른바 완전고용 사회는 옛말이 될 것"이라며 "일자리는 인공지능 로봇을 통제하는 소수의 고급노동과 로봇비용보다 저렴한 노동을 감당하는 대다수 소외노동으로 양극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일할 수 있음을 전제로 일할 수 없는 예외적 소수를 보호하는 복지제도는 한계가 드러날 것이다. 소득에 기초한 소비가 없으면 초과학기술에 기반한 생산력이 아무리 높아도 경제의 정상순환과 지속성장이 불가능하다"며 "높은 생산성의 토대인 과학기술은 공유자산의 일부이고 구성원의 기본적인 삶이 보장되어야 공동체가 유지된다"고 했다.

이어 "결국 소득, 주거, 교육, 금융, 에너지, 의료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구성원의 기본적인 삶을 권리로 인정하고 함께 책임지는 '기본사회'는 피할 수 없는 미래"라며 "고도의 생산성을 자랑하는 과학기술 중심의 미래 경제체제는 스스로의 존속을 위해서도, 공동체의 유지 존속을 위해서도 구성원의 기본적인 삶과 적정 소비를 보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연임 도전을 위해 당대표직을 사임한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24.6.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이 대표는 "기후위기에 따라,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에너지전환은 이제 당면한 현실이 되었다"며 "우리 현실은 재생에너지가 절대 부족한데다 이를 늘릴 계획이나 방안도 불투명하다.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공급 불투명으로 장기투자 결정을 망설이고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상황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송배전망 미비로 재생에너지를 팔지 못해 발전을 중단하는 일까지 벌어진다"고 했다.

이 대표는 "본격적인 에너지전환 시대를 맞아 재생에너지 생산과 공급시스템을 제대로 갖춰가야 한다"며 "국가주도의 대대적 투자로 '에너지 고속도로', 즉 인공지능 기반의 지능형전력망을 전국에 건설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에너지고속도로를 이용해 전국 어디서나, 국민 누구나 햇빛, 바람, 지열, 수력 등 자연력을 이용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해 팔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대공황 시대에 건설된 후버댐처럼, 대규모 투자를 동반하는 에너지 고속도로는 일자리 확보와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고 재생에너지 중심사회에서 산업경제 활동의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에너지고속도로는 호남 영남 충청 강원 등 서남해안과 동해안의 낙후 지역들이 소멸 위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발전 기회를 누리게 할 것"이라며 "송전거리 비례요금제가 도입되면 재생에너지를 대량 생산하는 낙후지역에 상대적으로 값싼 전기요금으로 RE100 전용단지 같은 새로운 산업기반도 만들어질 것이다. 여기에 지방우대형 세금감면제도와 규제합리화가 더해지면 핵심 국가과제인 균형발전도 현실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도래할 재생에너지 중심사회에서 기본소득의 주축이 될 햇빛연금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이 같은 혁신을 위해서는 기업과 국가가 2인 3각으로 움직여야 한다. 인문학과 공학이 융합하고 대학과 기업, 정부가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AI인재들은 더 좋은 환경과 지원책을 찾아 해외로 빠져나간다. 지난 10년간 인재들이 매년 3만명씩 해외로 이주했고 석사 출신 인재의 40%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일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기술을 주도할 인재양성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창조는 수많은 도전과 실험 위에서 만들어진다. 과학기술 분야를 포함한 연구개발 예산을 꾸준히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신기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노동량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지만 대한민국 노동자들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오래 일하는 사람 중 하나"라며 "노동시간을 단계적으로 줄여, 먼저 '주 4.5일제'를 자리 잡게 하고 최소한 2035년까지는 주 4일제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합계출산율이 세계 최저이면서 여전히 저점 갱신을 계속하는 우리나라는 노동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며 "남녀 모두 동등하게 일하고 함께 양육하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 육아휴직이 승진과 복직을 차별하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안보가 곧 민생"이라며 한반도 안보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남북은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각각 상대의 수도를 넘어서는 장거리 재래식 무기가 세계에서 가장 조밀하게 배치돼 있다"며 "사소한 오해나 국지적 충돌이 언제든지 전면전으로 확대되어 모든 것이 파괴되고 상상을 초월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 국지적 충돌이나 군사적 긴장도 경제활동을 위축시켜 민생고를 심화시킨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 활성화와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보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난데없이 하늘에선 오물 풍선이 떨어지고 남북이 일촉즉발의 군사충돌 위험에 놓이는 것은 지정학적 리스크, 코리아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킨다"며 "분단국가 대한민국에서 안보와 경제는 동전의 양면이다. 안보를 강화하고, 평화를 보장해야 경제가 산다"고 했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4.6.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이 후보는 또 당원 중심의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도 밝혔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의 주인이 국민인 것처럼 더불어민주당의 주인은 250만 당원동지들"이라며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민주당의 운명은 당원의 손에, 민주당을 믿고 지지하시는 국민의 손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더 많은 민주당원들이, 더 큰 자부심과 열정으로, 더 단단하게 뭉쳐, 다음 지방선거에서 더 크게 이기고 그 여세로 다음 대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당을 당원 중심의 대중적 민주정당으로 더 확실하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역위원회가 당원활동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지역당 합법화와 후원제도를 도입하겠다"며 "디지털 관리자 격인 CDO(Chief Digital Officer)를 신설해 일상적 정당 활동과 풀뿌리 생활 정치의 저변을 함께 육성하겠다. 민주당은 이를 통해 개방된 플랫폼을 가진 '오픈 소스 정당'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올 1월에만 총 1306명의 국민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21년째 OECD 자살률 1위, 그야말로 '죽음의 땅'이 돼가고 있다"며 "그럼에도 저는 정치가 이 참혹한 현실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아니 반드시 정치가 이 참혹한 현실을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 1월 살인테러미수 사건 이후, 남은 생은 하늘이 준 '덤'이라 여기고 오직 국민과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또 다른 칼날이 저를 향한다고 해도 결코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계광장에서 위대한 촛불혁명이 시작되었을 때 국민 여러분 옆에 있던 저 이재명, 새로운 길 위에서도 항상 여러분 옆에 있겠다"라며 "언제나 그랬듯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로 바꿔낼 힘도, 절망적 현실을 희망찬 내일로 바꿔낼 힘도 모두 우리 당원과 국민 속에 있다고 믿는다. 민주당이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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