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귀 아산시장 파기환송심도 당선무효형…지역정가 뒤숭숭

박경귀 아산시장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파기환송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1500만원이 선고됐다. 박 시장이 지난해 6월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열린 1심 선고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인상준 기자

박경귀 충남 아산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파기환송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이 선고되면서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10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전날 대전고법 제3형사부(김병식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시장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지난해 8월 항소심과 같은 형량이 나온 박 시장은 즉각 상고 의사를 밝혔다. 

박 시장은 파기환송심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억울함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상고 의사를 내비쳤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해 항소심 결과에 불복해 상고했다. 지난 1월 대법원은 항소심 과정에서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대전고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박 시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상대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세현 전 아산시장이 아내 명의 건물을 허위로 매각한 의혹이 있다는 성명을 냈고 문자메시지를 통해 기사 링크를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심과 2심에 이어 파기환송심까지 벌금 1500만원이 선고되면서 지역정가는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국민의힘측 인사들은 대법원 상고가 남은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지만 민주당은 박 시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 대법원 상고심에서 법리검토를 하지 않은 만큼 아직 기다려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법원에서 잘 판단하리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충남도당은 박 시장의 당선무효형이 확정되자 논평을 내고 사퇴를 촉구했다. 

도당은 논평에서 "박 시장이 대전고법 파기환송심에서 벌금 1500만원의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며 "박 시장은 재판을 미루기 위한 꼼수성 해외출장의 뻔뻔한 행태를 보여왔지만 재판부는 선거 후 득표차가 근소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판시하며 3번째 당선무효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이런 상황에서 박 시장은 6박 8일간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프랑스를 방문하는 12번째 해외출장을 예고했다"며 "무엇이 그리도 당당한지 외유성 논란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박 시장의 발길은 해외로 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당은 "재판에 발목 잡힌 지난 2년의 아산시정은 박 시장의 독선과 독주, 재판 등으로 파행에 파행을 거듭했다"면서 "박 시장이 초래한 아산시정의 공백과 혼란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이라도 느낀다면 지금이라도 즉각 사퇴하는 것이 공직자의 기본 도리"라고 강조했다. 

도당은 이어 "아산시정의 공백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법원은 오는 10월 재선거가 가능하도록 조속히 결론을 내려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박 시장의 당선 무효형에 따라 충남 최대 도시인 천안아산 정치 지형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최근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5석 가운데 한 석도 차지하지 못한 만큼 자치단체장의 궐위가 국민의힘으로선 뼈아픈 대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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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대전CBS 인상준 기자 sky0705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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