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축가를 저스틴 비버가...180조원 규모로 성장한 인도 결혼 산업
식전 행사 콘서트 가수 섭외에 138억원 지급 화제
印 결혼 산업, 규모만 180조원...미국의 두 배
경제 계층 무관하게 결혼 중시 풍조
아시아 최고 부자인 인도의 무케시 암바니(66)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의 막내아들인 아난트 암마니(28) 결혼식이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식전 축하연에서 공연한 캐나다 출신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1000만 달러(약 138억 원)의 개런티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10년 동안 엄청나게 성장한 인도의 결혼 산업도 덩달아 관심받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경제에 발맞춰 신흥 부유층은 물론 발리우드 출신 인사들 역시 앞다퉈 호사스러운 결혼식을 열면서 인도 결혼식 산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특히 인도 결혼 산업은 팬데믹 이후 붐을 이루고 있다. 인도 무역 연합에 따르면, 인도 결혼 산업 규모는 1300억 달러(약 180조 3880억 원)로 미국의 두 배에 가깝다. 결혼 산업은 인도에서 네 번째로 큰 산업이며, 수백만 명을 고용하는 경제 효과도 낳는다. 이외에도 패션, 여행과 같은 분야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례로 웨딩 비디오 수요는 지난 10년 동안 급증했다. 웨딩 비디오 한 편을 제작하는 데는 1만달러가 든다. 예비부부들은 발리우드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꼼꼼하게 기획한 웨딩 전 비디오를 촬영하기도 한다.
웨딩 산업 회사인 더 크노트 월드와이드의 최고경영자(CEO)인 팀 치는 9일(현지 시각) CNN에 “결혼의 가치를 중시하는 인도인은 결혼식에 돈을 쓰는 걸 좋아한다”며 “이는 경제 계층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인도의 평균 결혼식 비용은 약 1만5000달러(약 2080만원)다. 연간 평균 가계 소득의 3배가 넘는다.
◇ 아시아 최고 부자 막내아들, 식전 행사에 저스틴 비버 초대해 138억원 지급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TOI) 등에 따르면 팝스타 비버는 지난 5일 뭄바이에서 열린 아난트 암바니의 결혼식 식전 행사에서 축하 공연을 했다. 인도의 전통 결혼식 중 ‘춤과 음악의 밤’을 뜻하는 ‘산지트’ 의식을 위한 자리로 암바니와 그의 약혼자, 가족 및 친구들만을 위해 비공개로 진행됐다. 비버는 현장에서 자신의 히트곡 12곡 이상을 부른 것으로 전해진다. 비버는 이번 행사를 위해 1000만 달러(약 138억 원)를 받았다. TOI는 “비버가 개인 행사에 참석하면 받는 개런티 250만~600만 달러(약 34억6900만~83억2440만 원)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라고 전했다.
암바니 가문은 자녀들의 결혼식마다 팝스타를 초대해 축가 무대를 선보였다. 지난 2018년 딸 이샤 암바니 결혼식에서 공연한 비욘세는 개런티로 600만 달러(약 80억 원)를 받았다 지난 3월 아난트 암바니의 사전 웨딩에서는 리한나가 축하 공연을 선보였다. 공연 비용은 900만 달러(약 120억 원)였다.
CNN은 “암바니 가문은 인도의 화려하고 웅장한 결혼식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며 “암바니 웨딩 파티는 인도 웨딩 산업에 다방면의 영향을 미쳐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고, 웨딩 업체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문화유산을 홍보하고, 심지어 경제 성장을 촉진했다”고 분석했다.
◇ 인도서 결혼은 권력과 지위 상징
인도에서 결혼은 단순한 지위를 상징하는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CNN은 “결혼은 어느 나라에서나 비용이 많이 드는 행사이지만, 인도에서는 권력과 지위의 상징으로 특히 중요하다”며 “남아시아의 부모들은 대개 평생 저축의 상당 부분을 자녀의 결혼식에 썼지만, 인도가 경제 강국으로 부상함에 따라 이러한 행사의 규모도 엄청나게 커졌다”고 설명했다. 부유한 인도인들이 해외의 이국적인 여행지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열고 발리우드 배우나 유명 뮤지션을 초대해 공연하는 것이 이제 흔한 일이 됐다. 이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해 12월, 인도 내에서 결혼을 치르게 하기 위한 ‘인도에서 결혼하세요’(Wed in India) 캠페인까지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모디 총리는 지난 3월 “사람들은 종종 해외에서 결혼하기 위해 상당한 돈을 쓴다”며 “인도에서 결혼식을 하면서 가족들은 3~4일 동안 호화로운 축하 행사를 즐길 수 있고, 지역 주민들에게도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인도의 결혼식은 종종 며칠에 걸쳐 치러지며, 평균 하객은 326명에 달한다. 미국 결혼식 하객(115명)의 두 배에 가깝다. 부유층의 경우 하객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부유층의 결혼식에는 수천 명의 손님, 외국 장소, 값비싼 선물이 포함된다. 지난 3월에 인도 서부 도시인 잠나가르에서 3일 동안 열린 아난트 암바니의 식전 파티에는 마크 주커버그, 빌 게이츠를 포함한 약 1200명의 유명 인사가 참석했다.
2018년 이샤 암바니의 결혼식 축하연에는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의 차남 제임스 머독 등이 참석했다. 2019년 장남 아카시 암바니의 결혼식에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비롯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당시 이재용 회장이 인도 전통 의상을 입고 참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매우 부유한 사람들이 축제에 수백만 달러를 쓰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인도의 평균적인 고급 결혼식 비용은 20만~40만 달러(약 2억7750만~5억5500만 원) 사이다. 전 세계 5성급 호텔 숙박, 호화로운 케이터링, 인테리어 및 엔터테인먼트가 포함되며 때로는 발리우드 배우나 세계적인 가수의 초대도 포함된다.
CNN은 “인도가 2027년까지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호화로운 결혼식이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부동산 컨설팅 회사 나이트 프랭크에 따르면 순자산이 3000만 달러(약 416억2200만원) 이상인 인도인의 수는 2028년까지 지금보다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약 6억 명의 인도인이 중산층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 계층은 인도의 구매력의 8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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