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공의 사직 효력 6월4일 이후 발생…사전 교감 없었다”

복지부 “수련 특례, 9월 하반기 모집에서 복귀하는 경우에 한해 적용”

(시사저널=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지난 9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 옆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수련병원들이 전공의 사직 수리 시점을 2월29일로 정한 것에 대해 정부가 "사직 효력은 6월4일 이후 발생한다"고 반박했다.

10일 보건복지부는 '9월 하반기 모집에 응시하지 않는 전공의는 내년 3월 복귀가 불가하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6월4일부터 사직서 수리금지명령을 철회했으므로 6월3일까지는 명령의 효력이 유지돼 사직 효력은 원칙적으로 6월4일 이후 발생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9일)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온라인 회의를 열고 미복귀 전공의 사직서를 2월29일자로 모두 수리하는 방안을 복지부에 제안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측은 "사전 교감이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전공의 사직서 수리 시점을 두고 줄곧 6월4일 이후여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지난 8일에도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정부가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한 것이 6월4일이다. 따라서 6월3일까지는 명령의 효력이 유지되는 것"이라며 "수련병원이 정부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에 반해서 사직서를 소급해 수리할 수는 없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전공의들은 사직서를 제출했던 2월을 기준으로 사직 수리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해오고 있다. 6월을 기준으로 사직서 수리가 적용될 경우 그간 업무개시명령 불응으로 인한 법적 책임, 퇴직금 등 재정적 불이익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전공의들은 사직할 경우 1년 이내에 동일 연차, 동일 과목으로 복귀할 수 없다. 때문에 내년 3월에 복귀하기 위한 포석으로 2월 기준 사직서 수리를 주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들의 복귀 촉구를 위해 사직한 전공의들에 수련 특례를 적용하고 오는 9월 전공의 모집에 복귀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수련 특례는 이번 하반기 모집에만 적용한다. 통상 전공의는 3월과 9월에 모집을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직 전공의에 대한 수련 특례는 9월 하반기 모집에서 복귀하는 경우에 한해 적용하기로 했다"며 "사직 후 9월 하반기 모집에서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에게는 수련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공법적인 관계인데 자기들끼리 이렇게 한들 소급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는 다 기록이 돼 있다. 그 기록들을 토대로 내년 3월에 그 자리로 복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안 되는 걸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복지부는 수련병원들이 △사직서 처리 기한을 15일에서 22일로 일주일 연장 △9월 하반기 모집 특례 동일 권역 한정을 요청한 것에 대해선 검토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수련병원들이 한 두가지 제안에 대해선 단순히 정부 방침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되면 필수∙지역 의료에 위기가 오고 본인들이 너무 힘들어진다는 부분이라 이건 정부에서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논의 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일 기준 211개의 수련병원에 출근하는 전공의는 1095명이다. 이는 현원 대비 출근율의 8%에 그치는 수치다. 사직서가 수리된 전공의는 6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