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같은 일” 뉴진스 승승장구 속 민희진 VS 하이브 신경전 계속 [SS초점]

정하은 2024. 7. 1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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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배임’ 혐의 관련 조사 마친 민희진 대표. 사진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첫 피고발인 조사를 마쳤다. “코미디 같은 일”이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 민희진 대표지만, 어도어 소속 그룹 뉴진스의 승승장구 속에서도 하이브와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9일 민 대표에 대한 첫 피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민 대표는 이날 오후 1시38분경 출석해 취재진에게 “사실대로 얘기하면 된다”며 “업무상 배임이 말이 안 된다”고 말하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조사 시작 8시간 후인 이날 오후 10시쯤 경찰서를 나온 민 대표는 “원래 오늘 조사를 받을 날이 아니었는데 제가 원해서 먼저 조사받았다. 성격도 급하고 하고 싶은 말도 많아서 당겨 받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민 대표는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배임일 수가 없는 일”이라며 “제 입장에선 코미디 같은 일이기 때문에 오늘 경찰 조사에서 잘 이야기했다”고 연신 밝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오늘은 중요한 이야기를 사실대로 전해서 속이 후련하다”라고 전했다. 하이브를 명예훼손 등으로 법적으로 대응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것까지는 이야기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민희진 대표. 사진 | 윤수경 기자


하이브와 민 대표의 갈등은 약 두 달 반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하이브가 지난 4월 22일 어도어 민 대표 등 경영진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해온 정황을 파악했다며 감사에 착수하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어도어 경영권을 탈취하는 계획을 수립해 어도어에 대한 업무상 배임 혐의가 있고, 이를 입증할 만한 구체적인 관련자 진술과 물증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4월 26일 민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 혐의로 고발했다.

반면 민 대표 측은 하이브 측 증거는 왜곡됐고, 지분 구조상 경영권 탈취 역시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민 대표는 “경영권 찬탈을 계획한 적도, 의도한 적도, 실행한 적도 없다”며 회사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기도하거나 실행에 착수해 배임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고발장 접수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입장을 공표하고 어도어 임시주총 소집에 앞서 하이브의 의결권을 제한해달라는 가처분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경영권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그룹 뉴진스. 사진 | 공식채널


이후 하이브는 민 대표 해임안으로 임시주총을 결의했으나 지난 5월 열린 재판에서 법원이 민 대표의 하이브를 상대로 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을 내려 민 대표는 어도어 대표직을 유지하게 됐다. 다만 당시 법원은 “민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는 했으나 구체적인 실행단계로 넘어가지는 않았다”면서 “이는 하이브에 대한 ‘배신’”이라고 판단했다.

대표직 방어에 성공한 민 대표는 이후 뉴진스의 컴백 활동에 집중, 지난달 뉴진스의 도쿄돔 팬미팅까지 성료시켰다. ‘뉴진스 맘’으로 불리며 멤버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 온 민 대표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도 뉴진스 굿즈 티셔츠를 입고 모습을 드러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뉴진스는 승승장구 중이지만 아직 민 대표와 하이브와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황이라 불안요소는 여전하다. 민 대표가 먼저 하이브에 화해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하이브 측은 별다른 공식 입장 없이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이브가 민 대표의 업무상 배임 등 혐의 관련 고발을 취하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논란의 여파는 아직 남아 있는 상태다.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을 받고 있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 4. 25.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향후 하이브 대응 또한 초미의 관심이 모인다. 하이브에서 계속해서 강경한 태도로 나온다면 민 대표의 사내 입지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이브의 민 대표에 대한 배임 혐의 고발 건이 검찰로 송치될지는 미지수지만 어도어의 실질적 경영권을 둔 민 대표와 하이브간 미묘한 알력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하이브의 또 다른 레이블이자 그룹 아일릿의 소속사 빌리프랩이 민 대표에 대해 업무 방해 및 명예훼손 혐의로 제기한 형사 고소건 역시 계속 진행 중이다. 아일릿 측은 민 대표가 자신들에 대해 근거 없는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며 민사 소송도 낸 상태다.

다시 시선은 수사기관으로 향한 가운데, 하이브와 민 대표의 갈등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 주목된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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