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무기한 총파업” 삼성전자, ‘9만전자’ 질주에 백태클?…5거래일 만에 하락 [투자360]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연일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상승세를 보였던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가가 5거래일 만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오전 10시 49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34% 하락한 8만7500원에 거래 중이다.
전일 종가(8만7800원) 대비 0.23% 하락한 8만7600원에 장을 시작한 삼성전자 주가는 장 초반 8만7100원까지 내려 앉았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후 빠른 속도로 반등해 8만8000원에 도달하기도 했지만, 다시 하향 곡선을 그리며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선 글로벌 인공지능(AI) 랠리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2.48% 상승한 131.38달러로 130달러대의 주가를 회복했다. 시가총액은 3조2319억달러까지 다시 불어났다.
하지만, 미 증시 대표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이날 0.01포인트(0.00%) 떨어진 5765.20으로 장을 마치며 약보합세를 보였다. 인텔(1.77%), 마이크론(0.34%) 등의 주가가 올랐지만, AMD(-0.89%), 브로드컴(-0.72%), TSMC ADR(-1.13%), 퀄컴(-0.37%), ASML(-1.62%) 등의 주가는 떨어졌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 약세는 그동안 상승장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전 10시(잠정) 현재 기관 투자자는 349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718억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이날 2차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한 것도 주가의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전삼노는 이날 ‘2차 총파업 선언문’을 통해 “1차 총파업 이후에도 사측의 대화 의지가 없음을 확인해 2차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삼노는 8~10일 사흘간 1차 총파업을 선언하고 ‘생산 차질’을 목표로 쟁의에 돌입한 바 있다.
전삼노는 “분명한 라인의 생산 차질을 확인했고, 사측은 이 선택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파업이 길어질수록 사측은 피가 마를 것이며 결국 무릎을 꿇고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측은 대화를 하지 않고 부서장들을 앞장세워 파업을 방해하고 있다”며 “법적인 조치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써서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삼노는 “파업으로 인한 손실을 상쇄하는 안건이 나오기 전까지 멈추지 않겠다”며 ▷집행부 지침 전까지 출근 금지 ▷파업 근태 사전 상신 금지, 타결 이후 상신 등의 지침을 공지했다.
파업 동참도 거듭 호소했다. 전삼노는 “아직 파업 참여를 망설이는 여러분께 간곡히 요청한다”며 “망설임은 결과를 지연시킬 뿐이다. 우리의 목표와 승리를 앞당기기 위해 여러분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함께 힘을 모아 우리의 권리를 지키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며 “삼성전자 최초 무기한 총파업, 하나 되어 맞선다. 승리의 그날까지”라고 덧붙였다.
전삼노는 최종안으로 ▷전 조합원 임금 기본 3.5% 인상 ▷조합원 노조 창립휴가 1일 보장 ▷성과금(OPI·TAI) 제도 개선 ▷무임금 파업으로 발생한 조합원의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을 요구했다.
전삼노에 따르면 1차 총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인원은 6540명으로 이중 설비, 제조, 개발공정 참여자는 5211명, 반도체 주요 라인인 기흥, 화성, 평택사업장 참여자는 4477명이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3만1400명,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25% 수준으로 상당수 조합원이 반도체 부문 소속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사업장은 24시간 가동되는 특성이 있는 만큼 생산 라인이 한번 멈추면 천문학적 손실이 생긴다. 칩 한 개를 만드는데 최소 3개월이 걸리는데 장비가 멈추면 중도 폐기해야 한다.
사측은 노조와의 대화 채널은 항상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단 1차 총파업 이후 노사 간 공식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 관계자는 “아직 보고된 생산 차질은 없으며, 파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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