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역사 인식차 좁힐 수 있을까…역사 교과서 집필진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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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주요 역사 교과서를 집필한 학자들과 교육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데이코쿠서원이 펴낸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고대사 부분을 집필한 니토 아쓰시 교수는 특히 한일 관계사와 관련해 충분한 서술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일 교과서 집필진이 처음 만난 자리인 만큼 이날 포럼에서는 역사 인식과 관련한 제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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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한국과 일본의 주요 역사 교과서를 집필한 학자들과 교육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동북아역사재단과 고려대 동아시아문화교류연구소와 함께 10일 서울 서대문구 동북아역사재단 대회의실에서 '한일 역사교육 포럼'을 열었다.
양국의 주요 교과서 집필진이 모인 건 처음이라고 재단은 전했다.
일본에서는 하네다 마사시(羽田正) 도쿄대 명예교수, 니토 아쓰시(仁藤敦史)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 교수, 사토 유키(佐藤雄基) 릿쿄대 교수 등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한일 공동 역사 교재 집필에 참여했던 정재정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윤종필 동국대 교수, 이재석 한성대 교수 등이 나섰다. 주제 발표는 각 8명씩, 총 16명이 맡았다.
일본 학자들은 현재 일본 중·고등학교에서 사용 중인 주요 역사·세계사 교과서의 서술 방식을 설명한 뒤,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을 짚었다.
데이코쿠서원이 펴낸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고대사 부분을 집필한 니토 아쓰시 교수는 특히 한일 관계사와 관련해 충분한 서술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도래인(度來人)과 관련해서는 시기와 이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적고 상호 교류에 대한 서술도 필요하다"며 "신라의 통일이 기술된 이후에는 (관련) 서술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사기'(古事記), '일본서기'(日本書紀) 등의 사료와 관련해서는 "후대에 편찬된 사료라는 점에서 충분히 주의하면서 다룰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이이치(第一)학습사의 '일본사 탐구'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고우치 하루히토(河內春人) 간토가쿠인대 교수는 국가를 초월하는 '세계사적 시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키누마 료스케(枾沼亮介) 와세다대학고등학원 교사는 일본의 역사 교과서가 타이완, 한반도, 동남아시아 등 이른바 '외지'(外地)를 서술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일본 제국이 지배하던 시기 이외의 시기에 대한 통사적 서술은 없으며 지배받던 시기 또한 '전체사'의 구성 요소가 아닌 지배 대상으로만 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일 교과서 집필진이 처음 만난 자리인 만큼 이날 포럼에서는 역사 인식과 관련한 제언이 이어졌다.
정재정 교수는 2007년 공동 역사 교재 '한일 교류의 역사'를 출간한 경험을 설명하면서 "후학들이 한국과 일본의 역사 인식에서 공통의 지평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네다 마사시 교수는 "현대 세계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에 귀속 의식을 갖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지구 주민 의식'을 함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한일 교과서 집필진이 참여하는 모임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지향 재단 이사장은 "과거의 잘못을 따지기보다 현재와 미래를 다양한 시선에서 바라보고 통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포럼이 지속적인 대화의 장(場)으로 자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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