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값 4600만원' 밴사에 "거래유지" 조건 요구한 임직원들 벌금형

법원 "계약조건 정식 협의한 것과 별도로 금품수수 한 건 엄연히 달라"
검찰 "우월한 지위 이용해 영세 사업자에게 이익 취한 불법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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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골프장에서 카드단말기를 계속 사용하는 대가로 부가가치통신사업자(VAN)에게 거액의 물품 대금을 대납하도록 한 골프장 운영사 임직원들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부장판사 류경진)은 10일 여신전문금융업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항석개발 대표이사와 본부장, 경영지원팀장 등 임직원 6명에게 각각 600만~1000만 원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했다. 항석개발은 전문건설공제조합이 최대 주주인 골프장 운영업체이다.

임직원인 이들은 항석개발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신용카드 밴사에 거래유지를 명목으로 골프공 등 물품 대금 4600만 원을 대납하도록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밴사는 카드 단말기나 포스기를 설치해 카드 회사와 가맹점 사이의 거래 승인을 중개하는 업체를 말한다.

재판부는 "대표이사나 임원으로 계신 분들은 실제로도 특수관계인에 해당할뿐더러 금원 중 일부는 골프공을 구매해서 판촉용으로 쓴 부분이 인정되지만 일정 부분은 현금화해서 경조사비나 과태료 비를 내는 데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 "대표이사 이 모 씨의 경우 당시 이 같은 내용 몰랐단 취지로 고의를 부인하거나 직원한테 받은 게 결론적으로 수수료 할인한 것과 뭐가 다르냐고 주장했다"며 "기본적으로 계약조건을 정식으로 협의해서 수수료 맞춘 것과 별도로 금품을 수수한 건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이유가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몰랐다고 한 부분도 본인이 결재 서류에 결재한 부분도 있고 대표이사로서 회사의 재무나 비용 관련 부분을 총괄하고 있고 본인이 경조사비나 기타 다른 때에 팀장에게 메신저로 업무를 지시한 게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금품을 수수해 개인적으로 착복한 부분보단 회사의 영업 판촉비로 사용했고 그것이 당시 업계 관행이었다는 점 △회사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홍보비용을 마련하는 데 사용한 부분 △동종범행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 이들을 여신전문금융업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검찰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영세 사업자에게서 이익을 취하는 불법행위는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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