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명 넘게 다쳤는데…스페인 '소몰이 축제'

백민경 기자 2024. 7. 1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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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안 옷에 빨간 머플러를 두른 사람들이 좁은 골목에 빼곡합니다.

골목을 내려다보는 테라스에도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펑!]

폭죽 소리와 함께, 화난 소 떼가 뛰어나옵니다.

벽으로 기어오르고, 뛰다 넘어지고

결국 뾰족한 뿔에 받히기도 합니다.

현지시간으로 6일 시작돼 14일까지 계속되는데 사흘 만에 벌써 열 명 이상의 참가자가 다쳤습니다.

[닉 케인/호주 참가자
"완전 미쳤어요. 여기 코너를 도는데 소가 거의 날아왔어요. 레일 위로 몸을 던졌는데 무서웠어요."

안전을 위해 걸리적거리는 배낭을 메거나, 사진을 찍거나, 소를 부르고 흥분시키면 최대 4000유로, 우리 돈 600만 원의 벌금을 물립니다.

위험하지만 스릴을 포기하지 못한 단골 참가자가 많습니다.

[조 디즐러/미국 참가자]
"언제나 정말 멋져요. 5~8분 정도 배에 경련이 이는 짜릿함, 아는 친구들을 보는 이런 경험은 잘 없어요. 안 지 40년 되는 사람들도 있어요. 어릴 때부터 여기서 같이 뛰었거든요."

투우 경기를 위해 외곽으로 소를 옮기던 전통과, 황소에 발이 묶여 순교한 순교자를 기념하는 행사인데,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소설로 남기면서 전 세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축제가 열리는 800m 길이 골목은 곧바로 투우장으로 이어집니다.

이 때문에 도시 한 쪽에선 동물 학대를 반대하는 시위가 열립니다.

[동물 학대를 멈춰라!]
[잔인하지 않은 산 페르민 축제!]

이런 논란에 스페인 마텔피노 지역에선 소 대신 150kg짜리 공을 피하는 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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