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접근 막고, 일정 취소하고…구중궁궐에서 노화 숨긴 바이든

고일환 2024. 7. 1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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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측근들의 도움으로 1년 이상 급속한 노화 증상을 숨겨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백악관 참모들은 각종 행사에서 기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동선의 수십m 바깥에 차단막을 설치하는 경우가 흔하다.

미국 역대 대통령사(史) 전문가인 마사 조인트 쿠마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 횟수는 1981년에 취임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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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질문엔 '예·아니오' 혹은 '엄지척'…"휴식 위해 獨총리 만남 취소"
백악관을 나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측근들의 도움으로 1년 이상 급속한 노화 증상을 숨겨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의 고위 참모들이 바이든의 고령을 숨기기 위해 일정과 동선을 제한하고 개인적인 접촉도 관리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전 원고 없이 즉흥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적극적으로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기자회견이나 방송 출연도 제한됐다.

미국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미국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 슈퍼볼의 중간휴식 시간에 출연해 인터뷰를 해달라는 제안도 2번이나 거부했다.

백악관 참모들은 각종 행사에서 기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동선의 수십m 바깥에 차단막을 설치하는 경우가 흔하다.

또한 기자들이 멀리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던지는 질문을 방해하기 위해 행사장에서 큰 소리로 음악을 트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끔 바이든 대통령이 행사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을 경우에도 '예', '아니오' 등 단답형 답변을 하거나, 아무말 없이 엄지를 치켜드는 식으로 얼버무린다.

정식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질문을 할 때에도 백악관 직원들이 옆에서 마이크를 들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같은 모습은 기자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추가 질문을 던질 경우 마이크를 내리거나 꺼버리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필라델피아의 라디오 방송사가 바이든 대통령을 인터뷰하면서 선거 캠프가 사전에 제공한 질문지를 읽어내려 논란이 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미국 역대 대통령사(史) 전문가인 마사 조인트 쿠마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 횟수는 1981년에 취임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모금행사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좌측)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우측)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치자금 모금행사 등 언론에 비공개된 행사에서는 참모들이 더 적극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돕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WSJ의 전언이다.

지난해 가을 뉴욕에서 열린 한 모금행사에서 중동 지역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얼어붙은 바이든 대통령은 참모의 귓속말 도움을 받은 뒤에야 답변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지난해 6월에 열린 모금행사에선 바이든 대통령은 발언 도중 '재향군인'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내지 못해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육군이나 해군에서 복무했던 사람들을 표현하는 단어가 무엇이냐'는 취지로 도움을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체력 문제 때문에 일정이 취소되거나 변경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WSJ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22년 6월 G7(주요7개국) 정상회의 기간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저녁시간에 비공식 회담을 잡았다가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이유로 취소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바이든 대통령 대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나타나 '대통령은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며 회담을 취소했다는 것이다.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은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후 8시 이후 행사는 축소하고 수면 시간은 늘려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고, 보좌진들도 바이든 대통령이 오후 4시 이후 시간대에는 피로감을 느끼면서 말실수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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