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단 1경기 → 대표팀 재도전' 이기혁 "꾸준히 뽑히는 게 꿈"... 만능 멀티 능력 과시

김형중 2024. 7. 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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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강릉] 김형중 기자 = 올 시즌 K리그1 강원FC는 포지션 변경에 성공한 선수들이 많다. 그 선수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강원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중앙이나 측면 2선에서 왼쪽 풀백으로 이동한 황문기(28)나 최근 중앙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이유현(27)이 있다. 또 다른 주인공은 멀티 능력을 과시하고 있는 이기혁(24)이다.

현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울산대를 거친 이기혁은 2021년 수원FC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를 밟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주 포지션은 중앙미드필더 또는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팀이 필요로 할 때 왼쪽 풀백을 소화하기도 했다. 2023년 이적한 제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올 시즌 강원에 둥지를 틀며 파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개막전 제주유나이티드와 홈 경기부터 센터백으로 나오며 활약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포지션 변경이었다. 당시 윤정환 감독은 "왼발 킥이 좋고 빌드업 능력이 있다"라며 센터백 기용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후 이기혁은 대부분 경기에서 센터백으로서 수준급 경기력을 선보이며 새바람을 일으켰다.

부상 복귀 후 두 번째 경기였던 7일 광주FC와 홈 경기에선 벤치에서 대기하다 전반 39분 투입되었다. 이날은 센터백이 아닌 왼쪽 풀백으로 기용되었다. 올 시즌 처음으로 보는 자리였다. 하지만 그는 물 만난 고기처럼 뛰어다녔다. 수비 시에는 포백, 공격 시에는 스리백을 가동하는 강원의 왼쪽 측면을 든든히 지켰다. 상대 오른쪽 공격수인 김한길과 가브리엘을 영리하게 묶었고, 공격으로 전환되면 특유의 정확한 왼발 킥과 과감한 돌파로 기회를 창출했다. 결국 강원은 2-0으로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이기혁을 만났다. 그는 "팀 분위기도 너무 좋고 선수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은 생각이 크다. 한 팀으로 다같이 한 발씩 더 뛰는 게 비결이다. 제가 잘하는 것보다 팀에 녹아드니깐 좋은 플레이가 나오는 것 같다"라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지난 겨울 제주에서 1년 만에 강원으로 이적했다. 그때 마음이 궁금했다. 그는 "동계훈련을 하다가 왔다. 아쉬움이 있었다. 제주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왔다. 그러나 아쉬움보다는 새 팀에서 저를 증명하는 게 목표였다. 욕심이 생겨서 독하게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전했다.

포지션 변경에 대해 안 물어볼 수가 없었다. "작년 FA컵(현 코리아컵) 때 선수들 부상으로 센터백을 본 적이 한 번 있다"라는 이기혁은 "여기 와서도 동계 때 센터백 형들이 부상이 많았다. 감독님이 ‘빌드업이나 연결하는 부분에선 너가 워낙 볼도 잘 차고 해서 걱정 안 한다. 수비적인 부분에서 좀만 신경쓰면 될 것’이라고 조언해 주셨다고 말했다. 그 말에 힘을 얻어 노력한 결과다.

처음 제안 받았을 때 느낌에 대해선 "프로 무대에서 욕심이라면 욕심이지만, 감독님께서 제 가능성을 보고 권유를 하신 거라 저도 안 좋은 마음은 없었다. 여기서 좋은 모습 보이면 경기를 많이 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열심히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를 맨 뒤에서 보는 게 더 편하기도 하고, 일단 강원이란 팀이 너무 좋은 축구를 하고 있다. 선수들을 믿고 주는 건데 볼을 잘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기분이 좋다"라며 웃었다.

윤정환 감독은 이기혁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새로운 포지션에 잘 적응해서 팀에 동력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이기혁은 "감독님 칭찬은 만족하지 말고 더 잘하라는 의미일 거다. 저도 만족하지 않고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자신의 목표와 꿈에 대해선 "최근 다치면서 경기에 좀 빠지게 됐는데, 목표는 언제나 K리그에서 좋은 모습 보여서 경기를 많이 뛰는 것이다. 그리고 제가 대표팀을 한 번 갔다 왔었는데, 대표팀에 다시 도전해서 꾸준히 뽑히는 게 꿈이다"라고 밝혔다. 이기혁은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인 2022년 7월 대표팀에 선발되어 동아시안컵에 출전했다. 당시 2차전 홍콩전에 선발 출전해 중앙 미드필더로 풀타임 활약하며 3-0 승리에 일조했다. 해외파가 빠진 국내 선수들 위주의 대표팀이었지만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것은 큰 동기부여였다.

그때는 미드필더로 국가대표가 되었다. 워낙 왼발이 좋고 기동력도 뛰어나다는 평가였다. 이제 뽑힌다면 센터백이나 풀백도 가능해 보인다. 이기혁은 "국가대표 감독님 마음일 것이다. 어느 자리로 뽑히든 열심히 뛸 준비가 돼있다. 뽑아만 주시면 포지션 연연하지 않고 열심히 할 생각이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강원이란 팀으로서의 목표도 말했다. 그는 "시즌 전에는 AFC 챔피언스리그와 파이널A였다. 지금은 팀 성적이 좋고 4위에 있지만 1위와 승점 차도 얼마 안 나기 때문에 라운드를 하면서 목표가 점점 바뀐다. 선수들도 바뀌었을 거라 생각한다. 우승에 도전하는 게 목표이고, 팀 역사를 바꿔보고 싶다"라며 "동계를 하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이 많았다. 지금도 그 목표에 진입해 있고 나아가서 더 큰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은 이기혁의 생일이기도 했다. 그의 손에는 팬들에게 받은 다양한 생일 선물이 들려있었다. 그는 "강원에 와서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어 너무 감사하다. 오늘 승리로 마무리해서 팬들도 기분이 좋으실텐데 저한테 축하까지 해주셔서 너무 좋다. 더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팬들에게 감사함도 전했다.

사진 = 골닷컴,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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