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하이블록+하이프레스’ 박성배 감독, “리버풀-토트넘 전술 연구하고 있어요”
[포포투=정지훈]
“우리 숭실대는 기본적으로 ‘하이 블록+하이 프레싱’을 강조하고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높은 지역에서 강하게 압박해 상대의 실수를 유발하는 축구다. 리버풀과 토트넘의 전술을 보면서 연구하고 있고, 공격적인 축구에 관심이 많다.”
모교인 숭실대학교를 이끌면서 대학 무대에서 좋은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는 박성배 감독이 자신의 축구 철학을 설명하며, 언젠가는 프로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전했다.
박성배 감독이 지휘하는 숭실대는 9일 강원도 태백시에서 열린 ‘제19회 1,2학년대학축구대회 태백산기’ 16강전에서 김해대학교를 5-0으로 대파했다. 이날 승리로 숭실대는 8강전에 진출했고, 4강 티켓을 두고 단국대와 격돌한다.
경기 후 와 전화인터뷰를 진행한 박성배 감독은 “16강전에서 김해대학교를 5-0으로 승리했다. 선수들이 감독이 요구한 전술을 잘 이행하고 있다. 선수들이 받아들이는 태도가 정말 좋고, 팀이 하나가 되는 응집력이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위기관리 능력이 생겼고, 어떻게든 패배하지 않으면서 결과를 만들고 있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박 감독은 “11일에 단국대학교와 8강전을 치른다. 제가 숭실대학교에 부임해서 U리그에서는 무패 우승도 하고, 왕중왕전에서는 결승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8강전에서 두 번 모두 승부차기로 패배했다. 이번에는 8강을 넘어서야 하고, 결승까지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우승은 하늘에서 준다고 한다. 결승까지 가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며 이번 대회의 목표를 전하기도 했다.
‘흑상어’라는 별명이 붙은 박성배 감독은 현역 시절 뛰어난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전북 현대, 광주 상무, 부산 아이파크, 수원 삼성을 거친 그는 말년 짧은 해외 생활까지 경험하고 축구화를 벗었다. K리그 통산 243경기 55골 20도움의 기록을 남겼고, 1999년부터 2001년까지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8경기를 소화하기도 했다.
지도자의 길로 접어들어서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았다.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를 비롯해 U-20 대표팀 코치, K리그1 수원 삼성, K리그2 안산 그리너스 등에서 코치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후 2021년에는 K3리그 양주시민축구단에서 첫 감독직을 수행하며 FA컵에서 친정팀 전북을 꺾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23년 6월에는 모교인 숭실대 축구부 감독으로 부임했다. 박 감독이 부임한 숭실대는 강력한 전방 압박, 빠른 공수 전환, 콤팩트한 축구를 무기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U리그1 2권역 무패 우승을 차지했고, U리그 왕중왕전에서는 숭실대 역사상 최초로 결승 진출을 이뤄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일단 우리 팀은 기본적으로 ‘하이 블록+하이 프레싱’을 강조하고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높은 지역에서 강하게 압박해 상대의 실수를 유발하는 축구다. 공수 양면에서 넓게 지역을 쓰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촘촘하게 지역을 쓴다. 그 이유는 어쨌든 축구는 공격을 할 때 좁은 공간에서 찬스를 만들어야 하고, 수비를 할 때는 볼을 뺏겼을 때 즉각적으로 압박하고, 수비하는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며 자신의 철학을 설명했다.
이어 “결국 축구는 실수에서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공수 양면에서 좁은 공간을 활용하도록 훈련을 한다. 솔직히 우리 팀은 ‘롱볼 축구’를 하지 않는다. 대신 콤팩트한 축구를 하고 있고, 좁은 공간에서 압박과 탈 압박을 계속 펼치는 축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한축구협회는 ‘빠르고 용맹하게 주도하는’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발표했는데, 박 감독의 철학과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르다. 박 감독 역시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스쿼드를 보면 빠르고, 파괴력 넘치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조금은 '와이드'하게 벌려서 공격 작업을 한다. 저희는 좀 더 좁은 공간에서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공간 이해도를 주입시킬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 좁은 공간에서 패스와 드리블을 시도한다”고 답했다.
대학 무대에서 좋은 전술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박 감독은 꾸준하게 유럽 축구를 보면서 연구하고 있었다.
그는 “기본적으로 토트넘과 리버풀 축구를 많이 보고 있다. 포스테코글루와 클롭 감독의 축구를 주목하고 있다. 공격적인 축구에 관심이 많다. 풀백들이 안쪽으로 들어오면서 공격 작업을 많이 하는데, 그것에서 좀 더 변형되고 있다. 인버티드 풀백이라고 불리는데, 풀백이 안으로 들어오는 전술이 최근에는 간파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공간을 활용하고,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지 리버풀과 토트넘을 보면서 연구를 하고 있다. 한쪽으로 몰아가면서 프레싱을 하는 것을 보면서 학습하고 있다”며 리버풀과 토트넘의 전술적인 특징을 이야기했다.
이어 “어떻게 상대를 파괴하고, 어렵게 하는지 분석하고 있다. 현대 축구는 하나의 색깔만 가지고 있지 않다. 스쿼드를 파악해 다양하게 변형을 가져간다. 선수들의 능력치가 떨어지는데, 빌드업 축구만 할 수는 없다. 능력치를 파악해서 선수들이 전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빌드업, 프레싱을 90분 동안 잘 분배해서 효과적으로 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제 박성배 감독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대학 무대에서 꾸준하게 좋은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프로 레벨에서 자신의 축구 철학을 펼치고 싶다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박 감독은 “대학무대에 온지 1년 정도 지났다. 최근에 대학축구를 보면 하향평준화가 돼있는 것 같다. 경기에서 승리하고, 결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성장한 후 프로 무대에 가는 것이다. 이기는 것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제 대학 무대에서 감독이 선수를 뽑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맞춰가면서 성장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는 하이레벨인 프로 무대에서 지도력을 발휘해보고 싶다. 축구를 하면서 계속 꿈꿔왔던 일이고, 목표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보면 길이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는 준비가 돼있는 것 같다. 연령별 대표도 해보고, K리그에서 수석코치도 해봤고, K3리그에서 감독도 해봤다. 실패할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프로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 단계씩 성장하고 있으니까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며 자신의 꿈을 밝혔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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