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6때 췄던 ‘뉴페이스’ 선보인 SSG 박지환, 그라운드에서 보인 패기로 감독의 마음에 쏙 “100안타 목표…세리머니는 생각해볼게요”

김하진 기자 2024. 7. 1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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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인터뷰하는 SSG 박지환. 인천 | 김하진 기자



올스타전에서 춤을 추고 있는 SSG 박지환. SSG 랜더스 제공



지난 5일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이숭용 SSG 감독이 신인 박지환(19)을 다시 보게 된 계기였다.

이날 박지환은 7회 타석에 나서기 전 무지개색 가발을 쓴 뒤 가수 싸이의 ‘뉴페이스’에 맞춰 춤을 췄다. 춤사위가 예사롭지 않았다. 격렬한 안무를 잘 소화해냈고 안타를 친 뒤 1루에서도 다시 춤을 췄다.

사령탑도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이숭용 SSG 감독은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전을 앞두고 그 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이숭용 감독은 “난 가발만 쓰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춤을 추더라. 너무 잘 추더라”며 감탄했다.

그러면서 “야구를 잘 할 수밖에 없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며 “부족한 부분들이 있지만 좋은 장점들이 있다. 박지환 같은 친구들이 올라와줘야 SSG가 나이 많은 팀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난다. 눈여겨 보고 있다. 밝고 파이팅 넘치는게 내가 좋아하는 성격 중 하나”라고 연신 칭찬했다.

박지환은 세광고를 졸업한 뒤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0순위로 SSG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6월11일 KIA전에서는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는 활약을 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반기 33경기에서 타율 0.360 2홈런 14타점 등을 기록했다.

사실 박지환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지난 4일 창원 NC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사령탑으로서는 주눅들지 않을까 걱정했다가도 그가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안심을 했다.

SSG 박지환. SSG 랜더스 제공



알고보니 박지환은 어릴 때부터 타고난 흥이 많았다. 박지환은 “올스타전 때 췄던 ‘뉴페이스’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친구들과 같이 놀 때 췄었다. 원래 안무는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중학교 시절 반 대항 장기자랑을 할 때에도 춤을 췄다. 그는 “수학여행에서 반끼리 장기자랑을 할 때 ‘한잔해’라는 노래에 맞춰서 춤을 췄다. 그 때는 가사 내용도 모르고 신나는 노래를 찾아서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전반기를 돌이켜본 박지환은 “내가 생각했던 것에 비해서 굉장히 페이스가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한다”며 “덕분에 올스타전도 나갔다고 생각한다. 부상도 있었지만 전반기가 잘 마무리됐다. 후반기도 체력 관리를 더 잘해서 야구를 잘 하고 싶다”고 밝혔다.

감독이 걱정했던 NC전 부진에 대한 기억도 털어버렸다. 박지환은 “그전 까지는 ABS 존에 크게 신경을 안 썼는데 창원에서는 내가 생각한 스트라이크 존이 사라졌다고 생각해서 적응하는데 어려웠던 것 같다”고 돌이켜봤다.

그러면서도 “일단은 한 경기 끝나면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라며 “잘 했던 날은 그래도 그 다음 경기에서 이어가기 위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다시 하곤 한다. 못 했던 경기는 바로 잊어서 다음 경기 때 지장 없게 하려고 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부상을 입었던 시간도 오히려 자양분으로 삼았다. 박지환은 4월 말 손등에 타구를 맞았고 중수골 미세 골절이라는 판정이 나왔다. 그리고 6월 초가 되어서야 다시 1군으로 돌아왔다.

SSG 박지환. 연합뉴스



박지환은 “부상 때문에 쉬었던 시간들 덕분에 내가 더 감이 올라왔다고 생각한다”며 “그 시간 동안 타격폼을 다시 수정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나 혼자만의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시간이 됐기 때문에 오히려 전환점이되었다”고 말했다.

올시즌 목표는 세자릿수 안타다. 박지환은 “100안타를 치고 나면 이후 기록은 하늘이 알아서 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목표를 밝혔다. 그러면서 “100안타를 최대한 목표로 둘 것이다. 일단은 팀이 이기는게 중요하다. 팀이 가을야구를 가야 성적이 따라올 것 같아서 거기에 중점을 두고 나도 100안타를 쳐서 돕고 싶다”고 가을야구를 향한 열망을 전했다.

타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활약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2루수로 제대로 뛴 건 올해가 처음이다”라며 “더 여유있게 해도 되는데 조급하게 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더 천천히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00안타를 치고나면 자축하는 춤을 볼 수 있을까. 박지환은 “그건 좀 생각을 해 보겠다”며 웃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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