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일 기준금리 결정… 동결 전망 속 '금리인하' 소수의견 주목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묶어 1년 6개월째 최장기간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 둔 가운데 소수의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이유는 물가 불확실성이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11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왔지만, 고환율과 중동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공공요금 인상과 4분기에는 기저효과가 사라지며 2%대 중반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는 9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시행을 앞두고 불어나는 가계부채도 기준금리를 잡는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 5일까지 710조1291억원으로 닷새 만에 1조5568억원 증가했다.
지난 4일 기준 2조2000억원 증가다. 주요 은행 가계대출은 6월 한 달 동안 5조 3415억 원 급증하면서 2021년 7월(6조2000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뛴 바 있다. 아파트 가격 상승세에 살아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수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
제롬 파월 의장은 9일(현지 시각) 상원 은행·주택·도시 문제위원회에 제출한 반기 통화정책 서면 보고에서 기준금리를 낮추려면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만한 경제 지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5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는데 이는 1년 전의 4%보다 낮지만, 여전히 2%보다 높다.
파월 의장은 "우리가 직면한 위험은 높은 물가뿐만이 아니다"며 "긴축 정책을 너무 늦게 또는 너무 조금 완화할 경우 경제활동과 고용을 지나치게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이 연준보다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면 한·미 금리 역전차 확대에 1300원대 후반대인 환율이 외환위기 수준인 1400원대 진입과 자본 유출 가능성이 커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미국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60%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물가안정목표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예상대로 목표(2%)에 수렴해 나갈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선을 그었다.
이번 금통위의 관전 포인트는 금리인하 소수의견 등장 여부다.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각 위원의 물가와 성장에 대한 견해 차이가 확인됐다. 특히 11월 연속 만장일치 동결 결정에도 한국형 포워드가이던스를 통해서는 3차례 연속 3개월 후 금리 인하 전망도 나왔다.
금통위에 새로 합류한 위원의 선택도 관심사다. 통상 금통위원들은 합류 초기에는 대체로 중립적인 의견을 내놓고 점차 본격적으로 색채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7월 금통위에서 파격적인 의견을 낼 가능성이 있다. 금통위에서 소수 의견이 등장할 경우 정치권과 시장에서는 조기 인하와 연내 2회 인하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
정성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 및 물가 둔화세 지속되고 있지만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심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년 최저임금 1차 수정안 "1만1200원" vs "9870원"… 줄다리기 난항 - 머니S
- 민희진, 8시간 경찰 조사 종료… "배임? 코미디 같은 일" - 머니S
- 한화시스템, 사우디에 '1.2조원' 천궁-II 다기능레이다 공급 - 머니S
- "일감 줬으니 공사비 대신 내세요"… 하도급 부당특약 사라질까 - 머니S
- '역대급 물벼락' 쏟아진 충남… 승강기 침수로 1명 사망 - 머니S
- 최동석 "이혼, 기사 보고 알았다"… 박지윤 일방적 통보였나 - 머니S
- [S리포트] 건설 영업이익률 '2%대'… "수익성 비상" - 머니S
- '실적 날개 단' KAI, 2분기 영억이익 500억원 넘기나 - 머니S
- '대어' 시프트업, 11일 코스피 입성… "IP 밸류 강화할 것" - 머니S
- 무료 공영주차장에 방치한 차, 앞으론 '강제 견인' - 머니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