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박사 때 개발한 소재가 '신의 한 수'…"日 독점 깬다" [최형창의 中企 인사이드]

최형창 2024. 7. 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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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속 물질인 세라믹은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내열성이 우수한 재료로 꼽힌다.

 세라믹 가공은 1200도 이상에서 이뤄지는데, 90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소성할 수 있는 재료를 저온동시소성세라믹(LTCC)이라고 한다.

 알엔투테크놀로지는 통신부품 시장을 넘어 LTCC소재 기술에 기반한 다층세라믹인쇄회로기판(MCP)을 만들어 모빌리티와 방위산업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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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종 알앤투테크놀로지 대표 인터뷰
국내 유일 LTCC 소재 생산 기업
방산·전기차용 세라믹 PCB 도전
내후년 부터 양산…매출 500억 기대
이효종 알엔투테크놀로지 대표가 세라믹으로 만든 인쇄회로기판(PCB)을 들고 소개하고 있다. 최형창 기자

비금속 물질인 세라믹은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내열성이 우수한 재료로 꼽힌다. 세라믹 가공은 1200도 이상에서 이뤄지는데, 90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소성할 수 있는 재료를 저온동시소성세라믹(LTCC)이라고 한다. 구리, 은 등은 녹는점이 낮기 때문에 전극과 세라믹을 동시에 불에 구우려면 저온공정을 이용해야 한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알엔투테크놀로지는 LTCC 소재를 원천기술을 갖고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기업이다. 이효종 알엔투테크놀로지 대표가 서울대 재료공학과 박사과정 당시 소재를 개발했고, 이를 사업화했다.

LTCC는 고주파에서도 열을 잘 견디는 장점 덕분에 통신부품에 주로 활용된다. 알엔투테크놀로지는 통신부품 시장을 넘어 LTCC소재 기술에 기반한 다층세라믹인쇄회로기판(MCP)을 만들어 모빌리티와 방위산업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0일 화성 본사에서 만난 이 대표는 “단순히 플라스틱 PCB와 세라믹 PCB를 비교하면 플라스틱이 더 싸지만, 다층(多層)화를 통해 층이 많아질수록 세라믹 PCB가 싸진다”며 “다층세라믹PCB(MPC)는 교세라 등 일본산 제품이 국내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는데 이를 대체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효종 알엔투테크놀로지 대표가 세라믹으로 만든 인쇄회로기판(PCB)을 들고 소개하고 있다. 최형창 기자


알엔투테크놀로지가 집중하는 시장은 방산과 전기차다. 알엔투테크놀로지는 지난해부터 중동의 한 방산업체과 함께 MCP 제품 양산 테스트를 시작해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공급될 MCP 제품은 공중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산제품인 근거리 대공 방어용 정밀 유도 시스템에 대량으로 적용될 계획이다. 이 대표는 “MCP가 적용되는 무기가 총알과 같은 소모품이라 수량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나간다”며 “내후년부터 관련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국내 완성차 업체와 공동개발에 들어간 전기차용 방열 기판은 알엔투테크놀로지의 새 먹거리다. 전력반도체 패키징용 세라믹 방열 기판은 전력을 변환하고 제어하는 장치에 쓰인다. 이 대표는 “PCB에 반도체 칩들이 얹히는데 열이 많이 나다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반도체 칩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열을 방출시키는 역할을 세라믹 방열기판이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창업 당시 사명을 지을 때 ‘리얼넘버투’라는 의미를 담았다. 그는 “1등이 앞에 보이는 2등일 때 가장 열심히 달린다”며 “1등, 1% 존재감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었다”고 소개했다.

알앤투테크놀로지는 올해 별도 기준 1분기 매출 41억원, 영업이익은 2243만원을 거둬 흑자전환했다. 방산과 전기차용 PCB 매출이 본격적으로 나오는 2026년에는 연 매출 5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화성=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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