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택시, 드디어 돈 번다? 애플카 멈춰도 무인차는 달린다[딥다이브]
운전자 없이 운행되는 완전 자율주행의 로보택시(Robotaxi). 한동안 ‘거품’이란 비판과 함께 주요 기업의 사업 축소가 이어지면서 멀어진 꿈인가 싶었는데요. 최근엔 잇따라 사업 확장 소식이 들려옵니다. 8월 8일엔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라는 빅 이벤트도 예고돼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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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모가 15년 만에 이룬 것
이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선 누구나 웨이모(Waymo)의 로보택시를 탈 수 있습니다. 제한된 이용자만 이용할 수 있었던 서비스가 지난달 말부터 모두에게 공개됐기 때문이죠. 2009년 구글 사업부로 출발한 웨이모가 처음 샌프란시스코 인근 팔로 알토 거리에서 무인 주행에 성공한 지 15년 만의 일입니다. 참고로 이용 요금은 우버 같은 차량공유 서비스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우버는 2018년 사망사고를 겪은 뒤 2020년 자율주행 사업부를 스타트업인 오로라에 매각했습니다.
포드와 폭스바겐이 공동으로 36억달러를 투자해 설립했던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AI는 2022년 폐업했습니다.
중국 알리바바의 글로벌 연구기관인 다모 아카데미는 지난해 자율주행팀을 해체했습니다.
애플은 올해 2월 10년 동안 자율주행 전기차 연구를 맡았던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을 해산하며 애플카 개발을 중단했죠.
제너럴모터스(GM)는 로보택시 사업부 크루즈에 대한 지출을 2024년 약 10억 달러 삭감했습니다. 크루즈 로보택시는 지난해 잇단 사고를 일으켜, CEO가 물러났고 한동안 영업이 중단되기까지 했죠.
도대체 돈은 언제 벌지?
로보택시 사업에 얼마나 투자비가 많이 드는지는 크루즈 사례를 보면 확인할 수 있죠. GM 크루즈는 쉐보레 볼트 완전 무인 자율주행차를 400대 운영하는데요.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한 대 가격이 15만~20만 달러(약 2억~2억8000만원)나 됩니다. 라이다(LiDar, 레이저 광선으로 주변을 인지하는 센서)를 포함한 값비싼 장비가 워낙 많이 들어가기 때문인데요. 또 무인 자율주행을 원격으로 지원하는 일을 하는 직원이 차량당 평균 1.5명이라고 하죠. 차량에서 문제가 있다는 신호를 받으면 이들이 원격으로 제어하는 겁니다. 운전자가 필요 없어서 인건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로보택시의 가장 큰 장점이 무색해지죠. 크루즈는 지난해에도 34.8억달러(약 4조8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바이두 “우린 내년부터 흑자”
바로 이 부분에서 주목해야 할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중국 검색 대기업 바이두입니다. 바이두는 2013년부터 일찌감치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죠. ‘뤄보콰이파오(萝卜快跑)’라는 브랜드(한국어로 번역하면 ‘당근 달려’)로 2021년부터 베이징을 포함한 주요 11개 도시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 중인데요. 특히 인구 1100만명의 중부 도시 우한이 가장 큰 거점입니다.
이 정도면 자율주행 기능이 없는 웬만한 전기차 가격과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죠. 지붕에 장착된 라이다를 포함해 총 38개 센서를 장착한 자율주행차로서는 놀라운 가격인 겁니다. 바이두는 이런 가격이 중국의 전기차와 자율주행 관련 공급망이 급속히 발전한 덕분에 가능하다고 설명하죠.
반값 무인 차 등장은 이용요금 인하로 이어질 겁니다. 이미 중국 우한에선 바이두의 로보택시(뤄보콰이파오) 요금이 10㎞에 4~16위안으로 일반 택시(18~30위안)보다 저렴해서 택시 운전기사들이 울상이라는데요. 가격을 여기서 더 낮출 수 있다면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지도 모릅니다.
아직은 미심쩍지만, 만약 바이두가 큰소리친 대로 정말 우한시에서 내년에 흑자로 돌아서게 된다면? 이는 바이두뿐 아니라, 침체에 빠진 로보택시 업계 전체에 희망을 주는 전환점이 될 겁니다. 아마 모두가 그 성공모델을 따르기 시작하겠죠.
자율주행이 두렵다는 소비자
물론 비용을 크게 낮추는 건 로보택시 성공의 핵심 열쇠이지만, 돈이 이 산업의 유일한 걸림돌인 건 아닙니다. 정부 규제와 보험 정비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닌데요. 특히 극복하기 쉽지 않아 보이는 건 소비자의 거부감입니다.
사실 로보택시는 인간 운전자보다 나은 점이 많습니다. 운전하면서 주의가 산만해지거나, 졸려 하거나, 전화 통화할 일이 없죠. 술이나 마약도 하지 않고요. 액셀 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밟을 염려도 없습니다.
이런 크고 작은 사고는 로보택시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미칩니다. 올 3월 미국자동차협회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66%는 자율주행차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25%는 불확실함을 느낀다고 답했죠. 자율주행차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9%에 불과합니다. 지난해보다 여론이 한층 악화한 건데요.
그런데 정말 교통사고 사망자를 크게 줄일 기술이 있다면, 그건 추구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닐까요. 못 미더운 인간 운전자를 차량에서 없애는 게 가장 강력한 방법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두렵고 낯설지만 로보택시의 발전을 응원해야 할 이유입니다. By.딥다이브
크루즈 사고 치고, 애플카는 사업 접고. 한동안 찬바람 불던 로보택시 산업이 최근 조금씩 활기를 띕니다. 무엇보다 테슬라의 예고 덕분에 관심이 높아진 게 아닌가 싶은데요.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깜짝 발표가 나올지는 한달 뒤에 지켜보시고요. 주요 내용을 요약해드리자면
-막대한 투자비, 불확실한 상용화 일정. 그동안 로보택시 시장은 주요 플레이어들이 줄줄이 나가 떨어지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나마 버텨온 업계 선두주자 구글 웨이모가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서비스를 확장한 게 진전입니다.
-너무 비싼 차량 값, 과도한 인력 운영비 등. 로보택시 산업은 앞으로도 몇년 동안은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단 전망이 나옵니다. 돈 버는 건 7~10년 뒤에나?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올해 말 손익분기점에 도달한다는 전망치를 내놓은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중국의 바이두. 가격을 60% 낮춘 저렴한 자율주행차량을 새로 만들었기 때문이라는데요. 역시 비용 절감만이 살 길입니다. 아직은 의심스럽지만 정말 흑자 전환한다면 대박 사건.
-물론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소비자 거부감도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다른 자본주의적인 이유도 많지만,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여야 한다는 절박함이 이 기술을 향해 나아가야 할 가장 큰 이유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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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har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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