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거미줄 지하철, 강북엔 없는 이유? 서울시 “강북권 발전하려면 예타 고쳐야” 정부에 건의

2024. 7. 1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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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삼송 신분당선 연장선 예타 탈락
청량리역~목동역 강북횡단선도 탈락
서울시, 현 예타 제도의 불합리성 지적
강남 인프라 확충 가속화, 강북은 소외
서울시는 현재의 예비타당성조사 제도의 개선 내용을 담은 건의안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한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은 서울 지하철역 전경.[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서울 용산~삼송지구를 잇는 신분당선 연장선, 청량리역∼목동역을 잇는 강북횡단선 등 강북지역 발전의 견인차가 될 지하철 노선들이 예비타당성조사를 잇따라 통과하지 못해 국가적으로 큰 손해가 초래되고 있다며 서울시가 정부에 현 제도의 개선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시는 현재의 예타 제도로는 강남 발전만 가속화시키고 강북 발전은 끝없이 발목을 잡아 강남북 균형발전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시는 신분당선 연장선, 강북횡단선 등은 강북 발전을 위한 핵심 사업이라고 보고 예타 제도를 개선해 강남북 균형발전을 이뤄낸다는 복안이다.

시에 따르면 현재의 예타 제도는 수도권 지하철 사업의 경제성 평가 비중이 60~70%로 비수도권(30~45%)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 또한 서울 강북권에 지하철이 개통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균형발전 효과 등이 현 제도에서는 외면되고 있다. 결국 강남권에는 거미줄 같은 지하철 인프라가 지속적으로 확충되고, 강북권 지하철 건설 계획은 무산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시는 이러한 제도적 한계를 하루빨리 수정해 강남북 균형발전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는 2019년 5월 수도권 사업의 예타에서 ‘균형발전’ 요소가 제외되고 ‘경제성’ 평가만 남은 것이 오늘날 기형적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짚었다. 2019년 5월 전에는 경제성 35~50%, 정책성 25~40%, 지역균형 25~35%로 평가됐으며 2015년 5월 이후 비수도권은 30~45%, 25~40%, 30~40% 등 비슷하게 유지됐다. 하지만 수도권은 경제성 60~70%, 정책성 30~40%로 바뀌고 지역균형 요소는 빠진 것이다.

시는 현 예타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학술용역, 토론회, 전문가 자문 등의 과정을 거쳐 예타 제도 개선을 위한 건의안을 마련했다. 경기도와 인천 등 다른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도 서울의 건의안에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시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균형발전 가속화를 위한 경제성 모델 개선 학술용역을 실시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철도망, 왜 예타 통과가 어려운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지난달 20일에는 수도권 3자 협의체 회의를 열고 예타 제도 개선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시는 이렇게 마련한 이번 개선안에 종합평가 항목 중 경제성 평가 비중을 기존 60~70%에서 50~60%로 낮추고 정책성 평가 비중을 30~40%에서 40~50%로 높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지하철 신규 노선이 생기면 전체적인 지하철 혼잡도가 낮아져 시민 안전과 만족도가 높아지는 효과도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019년 이후 수도권 사업 평가항목에서 빠진 ‘균형발전’ 요소를 다시 살려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렇게 예타 항목을 개선하면 현재 예타에 가로막혀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강북권의 다양한 인프라 사업이 빛을 보게 돼 지역 발전과 서울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아울러 시는 도시개발사업이나 정비사업에서 인구 증가에 시기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실시계획 승인 이전 예타를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도 건의안에 담았다.

현재는 중앙정부 주도의 실현 가능성이 높은 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도시, 택지개발계획, 도청 이전 등의 경우에 한정해 실시계획 승인 이전 단계에서부터 예타를 진행할 수 있다. 시는 이 방식을 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에도 적용해 달라고 건의한다.

김승원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국가균형발전을 고려한 현 예타 제도는 서울의 도시경쟁력이나 서울 저개발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사업 평가 도구로 맞지 않는 면이 있다”면서 “이번 정부 건의안을 토대로 예타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서울은 물론 수도권 도시철도 인프라 확충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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