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기자들 피살 급증..부조리,환경문제고발”
피살 언론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최근 환경문제 보도 피살 위협 높아져
2020년대에도 여전히 60~80명 희생
“고발기자들에 지구촌 관심과 성원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아마존 최고령 나무가 톱에 잘려 없어져도, 거기 기자가 없다면, 그대로 서 있는 것이다.”
언론보도원론에 흔히 인용되는 말이다. 목격자의 SNS통신을 포함해 기록-촬영해서 알리는자(기자), 즉 환경감시자가 없다면, 이 세상의 불법과 부조리는 활개를 칠 것이다.
요즘 창궐하는 ‘기레기’도 소탕해야겠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기자들은 부조리의 폭로, 유용한 정보제공에 매진하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부조리를 폭로하다 기자가 이해관계자들에게 피살당하는 사례가 2000년대 이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정의로운 기자들을 향한 지구촌 벗들의 성원과 관심이 더욱 필요한 때이다.
유네스코는 10일 ‘미래를 준비하는 지식, 유네스코 뉴스’를 통해 정의를 위해 부조리를 감시하고 폭로하던 전세계 기자 피살사건이 2000년대 초반부터 급증해 2010년대 정점을 찍고 2020년대 들어서도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인 피살사건이 많지 않던 1986년 마약카르텔을 취재하던 콜롬비아 엘에스펙타도르(El Espectador) 기자가 총에 맞아 피살됐고, 정관계를 장악한 이 마약카르텔은 3년 뒤인 1989년 9월 신문사 자체를 폭파했다. 그럼에도 우여곡절 끝에 발행한 이 신문의 헤드라인은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Seguimos adelante!)”였다고 유네스코는 소개하면서 언론자유의 중요성에 대해 운을 뗐다.
기자가 살해된 지 10여 년이 지난 1997년, 유네스코는 콜롬비아의 기예르모 카노 재단을 비롯해 세계 여러 단체들의 지원을 받아 유엔기구에서 제정한 상 중 유일하게 언론인을 대상으로 하는 ‘유네스코-기예르모 카노 세계 언론자유상’을 만들었다.
유네스코는 전 세계에서 취재 활동 중 살해당한 언론인 수의 추이와 발생 원인, 이후 처리 과정 등을 집계하는 피살언론인 관측소(Observatory of Killed Journalists)를 운영중이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1993년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살해된 언론인은 1682명에 달한다.
1990년대~2000년대 초반 통계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1993년 2명 ▷1995년 33명 ▷1996년 17명 ▷1997년 10명 ▷1998년 2명 ▷1999년 6명 ▷2000년 10명 ▷2001년 17명 ▷2002년 6명 ▷2003년 16명이었다.
그러나 이후부터 급증해, ▷2004년 48명 ▷2005년 42명 ▷2006년 84명 ▷2007년 66명 ▷2008년 46명 ▷2009년 77명 ▷2010년 68명 ▷2011년 63명이었다가 ▷2012년 124명으로 다시한번 크게 늘었다.
그 이후로도 언론인 살해사건은 줄어들지 않았는데, ▷2013년 90명 ▷2014년 99명 ▷2015년 116명 ▷2016년 102명 ▷2017년 81명 ▷2018년 99명 ▷2019년 57명 ▷2020년 62명 ▷2021년 55명 ▷2022년 88명 ▷2023년 74명이었고, ▷2024년 언론자유의날 직전인 1분기 무렵 까지 22명으로 집계됐다고 유네스코 피살 언론인 관측소는 설명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과거 진실에 빛을 비추려는 자와 그것을 막으려는 자 사이의 충돌이 주로 일어났던 지점이 국가의 잘못된 권력과 범죄, 인권 분야였다면, 무분별한 성장제일주의와 이로 인한 부작용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20세기 중반 이후에는 환경문제가 또 다른 진실과 거짓 사이의 각축장으로 부상했다.
그래서 올해 세계 언론 자유의 날(5월 3일)을 맞아 유네스코가 정한 주제도 ‘지구를 위한 언론: 환경위기 앞의 저널리즘(A Press for the Planet: Journalism in the face of the Environmental Crisis)’이었다.
이날을 맞아 유네스코가 공개한 보고서 ‘Press and Planet in Danger(위기에 처한 언론과 지구)’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전 세계에서 44명의 언론인들이 환경 문제를 취재하다 살해됐고, 환경 문제를 다루는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한 물리적 폭력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9-2023년 사이에 환경 문제를 취재하는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183건 발생했으며, 이는 그전 5년의 85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숫자이다.
유네스코 설문에 응답한 전 세계 129개국의 900명이 넘는 환경 관련 언론인의 거의 절반 가량(45%)은 이러한 폭력, 그리고 유·무형의 압력 앞에서 스스로 자신의 기사를 검열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응답한 기자들은 물리적인 폭력도 두렵지만,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준 내부 고발자의 신원이 노출되거나 자신의 기사가 기업 등 주요 관계자의 이익과 상충하게 되는 경우에 그런 걱정을 하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유네스코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기 위해서는 먼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환경 재난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불평등과 인권 유린을 끈질기게 고발하고 있는 환경 저널리즘의 중요성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주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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