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라이벌과 손잡다…'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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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칼을 맞대며 싸우는 적이었지만, 오늘은 누구보다 든든한 동지가 되기도 한다.
각본을 쓴 소설가 오오쿠라 다카히로(大倉崇裕)는 "코난 일행이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활약할 수 있고 수수께끼를 푸는 데 적합한 거리는 과연 어딜까 고민하던 찰나, 이 두 가지가 딱 들어맞는 곳이 바로 하코다테였다"며 배경으로 삼은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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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어제는 칼을 맞대며 싸우는 적이었지만, 오늘은 누구보다 든든한 동지가 되기도 한다.
특히 나와 호각을 이루던 라이벌이라면, 누구보다 나를 잘 이해하고 인정하는 동료가 될지도 모른다.
'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은 원작 만화 '명탐정 코난' 속 대표 라이벌들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다가도, 필요한 순간에는 함께 힘을 합치는 모습을 담아낸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스포츠로 치면 인기 선수들만 모아 벌이는 '올스타전'을 방불케 한다.
주인공 코난은 물론 신출귀몰한 마술로 물건을 훔치는 괴도 키드, '서쪽의 고등학생 명탐정'이라고 불리는 핫토리 헤이지 등 원작 속 인기 캐릭터가 모두 등장한다.
이들을 한자리에 모은 것은 장인 히가시쿠보가 만든 검 일곱 자루다.
이는 재벌가에서 대를 이어 감춰둔 보물을 찾는 열쇠 역할을 하는데, 이 때문에 아버지의 생전 행적을 좇던 괴도 키드는 물론 재벌가 상속자, 무기를 밀거래하는 검은 조직도 검을 차지하려 든다.
한쪽은 보물을 찾아내기 위해, 또 다른 쪽은 보물을 지키기 위해 싸우지만, 상황에 따라 구도가 쉼 없이 바뀐다.
조금 전까지 나를 위해 검을 뽑았던 조력자가 순식간에 나를 향해 달려들기도 하고, 전날까지 쫓던 적과 다음날 한자리에 앉아 함께 추리를 펼치기도 한다.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 만큼 액션 장면의 스케일도 크다.
홋카이도(北海道) 특유의 탁 트인 자연 풍광을 배경으로 괴도 키드의 행글라이더와 코난의 스케이트보드가 질주하고 경비행기 위에서의 검도 한판 대결도 선보인다.
주요 무대인 하코다테(函館) 속 실제 건물과 지형을 상세하게 담아 마치 일본 북부 관광 홍보 영상 같은 느낌도 자아낸다.
하코다테 항구의 상징인 가네모리 붉은 벽돌 창고, 별 모양의 요새인 오릉곽, 하코다테 산 전망대 등이 생생하게 묘사됐다.
작중 부자 캐릭터 모미지가 홋카이도 전역을 헬기를 타고 다니며 훑는데, 이 과정에서 삿포로의 시계탑, 일본 최북단 등 관광 명소까지 조명한다.
각본을 쓴 소설가 오오쿠라 다카히로(大倉崇裕)는 "코난 일행이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활약할 수 있고 수수께끼를 푸는 데 적합한 거리는 과연 어딜까 고민하던 찰나, 이 두 가지가 딱 들어맞는 곳이 바로 하코다테였다"며 배경으로 삼은 이유를 설명했다.
'명탐정 코난'의 인기 캐릭터들을 대부분 등장시키다 보니 다소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각 인물의 서사를 빼놓지 않고 풀어내다 보니 상영 시간도 2시간에 가깝다.
하지만 원작 팬에게는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인 코난, 그의 앙숙인 괴도 키드, 경쟁자인 핫토리가 함께 힘을 합쳐 싸우는 모습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지난 4월 개봉해 약 두 달 만에 누적 관객 수 1천만명을 달성했고, 150억엔의 수입을 거뒀다.
17일 개봉. 110분. 12세 이상 관람가.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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