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중인 여객기서 "비상문 열거야" 마약 취한 20대 여성 '집유'

지난해 마약에 취해 운항중인 비행기 문을 열려고 한 20대 여성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마약에 취해 비행 중인 여객기 비상 출입문을 강제로 열려고 한 20대 승객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0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인천지법 형사5단독은 항공 보안법 위반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A(27·여)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약물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22일 낮 12시 30분쯤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비상문을 강제로 열려고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입국하기 전인 지난해 8월~11월 미국에서 네 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인천공항에 도착한 A씨를 임의동행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간이시약 검사를 했으며 마약 양성반응이 나오자 긴급체포했다. 하지만 법원은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고 A씨는 불구속 상태로 조사받았다.

재판에서 법원은 A씨가 여객기 비상 출입문을 얼마나 강하게 조작했는지 증명할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고 봤다.

재판장은 "기장이 이상 감지표시를 보고 승무원에게 확인을 지시했으나 당시 승무원은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피고인 옆에 있던 목격자가 피고인을 지목하면서 그의 범죄행위가 적발됐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처음부터 자신의 행위를 순순히 인정했고 이 사건 전후로 기내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다른 승객을 불안하게 하는 행위를 한 사실도 없다"며 "이 밖에 나이와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