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난포 나오면 지원 끊겨"...난임 정책 '사각지대'
현실 못 따라가는 난임 정책…"공난포 지원 불가"
공난포 여부 예측 어려워…시술 비용 '부담'
비급여 항목 많아 부담…난임 휴가 사흘에 불과
[앵커]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 국가 차원의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지만, 정작 아이를 절실하게 원하는 난임 부부들은 고충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미리 알기 어려운 '공난포'가 나오면, 대부분 지자체가 지원을 끊는 등 정책의 사각지대가 여전하다는 지적입니다.
안동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거리에 길게 늘어선 텐트 행렬이 마치 야영장을 방불케 합니다.
쭉 따라가 보니 한의원이 나옵니다.
난임 부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곳입니다.
지금은 자정을 넘긴 시각입니다. 진료 시작까지는 9시간 정도 남았지만, 스무 팀이 넘는 난임 부부들이 텐트를 치고 진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년 동안 시험관 시술에도 아이를 갖지 못한 40대 A 씨 역시 간절한 마음으로 여기를 찾았습니다.
[A 씨 / 난임 부부 : 좋다는 건 다 해보고 있는데, 이제 마지막으로,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오게 된 거죠.]
애타게 아이를 원하는 사람들이 이처럼 적잖지만, 정작 정책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난자가 채취되지 않는 '공난포'가 나올 경우, 대다수 지자체가 지원을 끊는 게 대표적입니다.
'공난포'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부담되는 시술 비용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건 아닌지, 난임 부부들은 걱정부터 앞섭니다.
[B 씨 / 난임 부부 : 9번의 횟수가 남아 있는 동안에 적어도 아무리 적어도 150만 원씩 나간다고 치면 그게 얼만데…. 천만 원이 넘는 금액인데 이거를 감당할 수 있을까….]
'과배란 유도 주사' 등 임신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시술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바라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년에 불과 사흘뿐인 법정 난임 휴가, 그리고 사회적 인식 개선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연간 수차례 난임 시술을 받는 상황에서 한 회차에만, 많으면 한 달에 예닐곱 번씩 병원에 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회사 눈치 보여 아예 일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상당합니다.
[C 씨 / 난임 부부 : 같이 일하는 동료가 월요일에 연차를 쓴다고 하면 만약에 내 인공수정이 월요일에 잡히면 어떡하지, 나는 병원에 못 가는 건가? 그런 것 때문에 동료들이 연차 언제 쓰는지 좀 초조해요.]
지난 2006년부터 정부가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 들인 돈만 줄잡아 400조 원.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좀 더 세심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박춘선 / 서울시 의원 : 부모가 되고 싶으니까 임신 한번 해보고 싶으니까 그런 간절함 때문에 그 힘들고 어려운 것을 하는 거예요. 그러면 정책이 어떻게 해야 해요? 그런 부부들 포용해야죠.]
오늘(10일) 밤 방송되는 YTN 탐사보도 프로그램 '팩트추적'은 저출생 위기의 시대, 난임 정책의 한계를 짚어보고 대안을 집중 모색합니다.
YTN 안동준입니다.
촬영기자 : 강보경
YTN 안동준 (eastj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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