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큰손’ 테마섹, 10년 만에 미주 투자액 中 추월

2024. 7. 1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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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미국을 비롯한 미주에 투자한 금액이 10년 만에 중국 투자액을 넘어섰다.

테마섹은 9일(현지시간) 공시한 연간 보고서에서 2024회계연도(2024년 3월 말) 기준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19%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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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투자 비중 19%…4년 새 10%포인트↓
미주는 18→22% 확대
테마섹 로고.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미국을 비롯한 미주에 투자한 금액이 10년 만에 중국 투자액을 넘어섰다.

테마섹은 9일(현지시간) 공시한 연간 보고서에서 2024회계연도(2024년 3월 말) 기준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19%라고 밝혔다.

500조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는 ‘글로벌 큰손’ 테마섹은 중국에서 오랫동안 대형 기관 투자자 중 하나였다. 2020년만 해도 중국 투자액 비중은 29%였으나 4년 새 10%포인트 축소됐다.

이에 반해 미주 투자 비중은 2020년 18%에서 2024년 22%로 확대됐다.

미국은 테마섹이 자국인 싱가포르 외에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로 나타났으며 인도와 유럽이 그 뒤를 이었다.

테마섹은 중국 정부가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친성장 기조를 갖고 있지만 경제에 구조적인 과제가 남아 있고, 내수 증가가 없다면 중국 경제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계속 하방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치아 송 휘 테마섹 부대표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는 신중하지만 꾸준한 투자 속도를 유지하며 탄력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며 “이 같은 접근 방식을 유지하고, 중국의 정부 정책을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히트 시파히말라니 테마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미국-중국 간 긴장이 고조될 뿐, 완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에서 소비자 신뢰가 회복되려면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통신은 테마섹의 중국 투자 비중이 줄어든 것에 대해 “아시아 최대 경제국에 대한 글로벌 자산 관리자들의 지속적인 경계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 투자 증가에 대해 시파히말라니 CIO는 “미국의 자산이 전반적으로 비싼 것으로 보이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동일가중지수(Equal Weight Index)는 이익의 16배에 불과하며 이는 장기평균보다 낮다”고 CNBC에 말했다.

테마섹은 미국 기업 가운데 블랙록, GHX, 마스터카드, 비자카드 등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기업 중에는 알리바바, 중국궁상은행, 핑안보험, 텐센트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24회계연도 기준 테마섹의 순 포트폴리오 가치는 3890억싱가포르달러(약 398조5900억원)로 2023회계연도 3820억싱가포르달러(약 391조4200억원)보다 약 2% 증가했다.

테마섹은 한 해 동안 260억싱가포르달러(약 26조6400억원)를 투자하고, 330억싱가포르달러(약 33조8100억원)를 회수해 70억싱가포르달러(약 7조17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회계연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1년 총주주수익률(TSR)은 2023년 -5.07%에서 2024년 1.6%로 반등했다. 최근 10년간 TSR은 6%로 안정적인 수준을 나타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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