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횡단선 탈락에…서울시, 정부에 예타 제도개선 건의

고희진 기자 2024. 7. 10.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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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지난해 11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 철도망 구축, 왜 예타 통과가 어려운가’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좌장으로 참석한 이세구 한국산업경제연구소 소장(가운데)이 토론회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수도권 철도사업을 경제성보다 실질적 필요성에 방점을 맞춰 판단해 달라는 취지로 정부에 제도개선을 건의했다고 10일 밝혔다. 최근 강북횡단선이 예비 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하지 못해 지연되는 등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타는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도로나 철도 건설 사업에 대해 사전에 타당성을 검증하는 제도다.

서울시가 학술용역·토론회·전문가 자문을 거쳐 마련한 건의안에는 예타 경제성 평가 비중을 현행 60∼70%에서 50∼60%로 낮추는 방안이 포함됐다. 신규 지하철 노선이 들어오면 혼잡도가 줄어드는 효과를 평가에 반영하는 방식도 요청했다.

철도사업에 대한 평가 항목을 보면 수도권은 경제성 부분이 60∼70%, 정책성 30∼40% 반영되는 반면 비수도권은 경제성 30∼45%, 정책성 25∼40%, 지역균형발전 30∼40%다.

서울시는 수도권의 경제성 평가 비중이 비수도권보다 과도하게 높아 서울에서도 개발이 더딘 지역을 활성화하는 균형 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새로 노선이 개통되는 데 따른 편익인 혼잡도 완화 효과는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 강북횡단선 등 예타를 탈락하는 사례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우선 경제성 평가 비중을 50∼60%로 낮추고, 정책성 비중을 40∼50%로 높일 것을 건의했다. 또 경제성 평가에 ‘혼잡도 완화’ 항목을 새로 추가하고, 출퇴근 이동 시간이 줄어 여가를 위한 시간이 늘어나는 등의 편익도 반영해달라고 했다.

정책성 평가에서는 특수 항목으로 ‘지역 균형 발전’ 효과를 적용할 것도 건의했다. 자치구별 낙후도·도시철도 접근성의 차이를 반영해달라는 것이다. 경제성 점수가 낮을 수밖에 없는 수도권 도시철도 특성상 이 같은 방식이 적용되면 예타 통과 가능성이 올라갈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지금은 중앙정부 주도의 행정중심복합도시 및 혁신도시 건설 등에 한정해 실시계획 승인 이전 단계에서부터 예타가 진행되는데, 이 방식을 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에도 적용해 달라고 했다.

김승원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현 예타 제도는 서울의 도시경쟁력이나 서울 내 균형발전을 위한 사업을 평가하는 도구로 맞지 않는 면이 있다”며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도시철도 인프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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