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철통 같은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 확고히"... 현직 대통령으로 29년 만에 인태사 방문
"무모한 세력에는 힘과 연대가 필수" 북한 겨냥
나토 참석 앞두고 '굳건한 한미동맹' 강조하기 위한 행보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미국 하와이 인도태평양사령부(인태사)를 방문했다. 최근 잇따르는 북한의 도발과 북러 간 밀착으로 고조되는 동북아 안보 위기 상황에, 한반도 연합방위태세를 상징하는 인태사를 방문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을 겨냥해 "무모한 세력으로부터 우리의 자유민주주의와 경제적 번영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과 함께 가치공유국 간 연대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기념촬영에선 "We go together(같이 갑시다)"를 외쳤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남색 정장에 파란색 넥타이 차림으로 미국 하와이에 위치한 인태사에 도착했다. 새뮤얼 퍼파로 인태사령관 안내로 단상에 오른 윤 대통령은 미 장병들의 거수경례를 받았고, 이어진 기념촬영에선 퍼파로 사령관의 "We go together” 구호에 "We go together"라고 화답하며 주먹을 쥐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년 동안 미국 태평양함대사령관으로 재직하며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한 퍼파로 사령관에게 보국훈장 통일장을 친수했다.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으로서 인태사를 방문한 건 29년 만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5년 인태사령부의 전신인 당시 태평양사령부를 찾았다. 인태사는 주한미군사령부의 상급부대로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지원하고 유사시 미 증원 전력의 제공과 전개에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한미동맹의 핵심 축이다. 지구 면적의 52%를 임무 범위로 맡는 등 미국의 6개 지역별 통합전투사령부 중 규모와 군사적 중요성이 가장 크다고 평가받는다. "미국에서부터 인도까지, 남극에서부터 북극까지를 관할한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다.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을 국제사회와 대응하기 위해 참석할 예정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인태사를 방문한 건 한미동맹의 결속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포석이다. 비공개로 인태사 작전 현황을 브리핑받은 윤 대통령은 인태사 장병들에게 "역내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데 인태사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실히 느꼈다"며 “특히 전시와 평시 한반도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인태사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인태사를 찾은 이유에 대해서도 "엄중한 국제정세와 한반도 안보 상황 속에 철통 같은 한미동맹과 우리의 연합방위태세를 확고히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처참한 삶을 외면한 채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핵의 선제 사용을 법제화했다"고 비판하면서 북러가 맺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대해선 "국제사회의 우려를 더욱 깊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무모한 세력으로부터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 경제적 번영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과 함께 가치공유국 간의 연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일 3국 최초의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 훈련', 자신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모 승선, 하와이 근해에서 현재 진행 중인 '림팩(RIMPAC) 훈련' 등을 언급한 윤 대통령은 "공고한 공약과 협력에 토대를 둔 강력한 능력이야말로 규범에 기반한 역내 질서를 굳건하게 수호하는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은 워싱턴에서 가치공유국들과의 연대와 협력을 다지기에 앞서 한미동맹의 강력한 결속과 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엔 퍼파로 사령관 외에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찰스 플린 태평양육군사령관, 케빈 슈나이더 태평양공군사령관, 스티븐 쾰러 태평양함대사령관, 윌리엄 저니 태평양해병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3성 장군인 태평양해병대사령관을 제외하면 모두 4성 대장들이다.
호놀룰루 =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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